전세계에 불고 있는 'K-컬쳐' 바람에 발맞춰 한국 전통 미술의  오늘과 내일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전시가 개막했습니다.

12개 띠 속의 동물을 주제로, 단청부터 한지까지 전통을 접목한 다양한 작품이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서일영 기자입니다.




< 리포터 >

[ '진달래 꽃비 내리다' 作 ]

몽글몽글 피어난 동그라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부처님을 만날 수 있는 그림입니다.

붉은 경계선 아래는 지옥 불을, 그 위는 극락정토를 상징합니다.

소띠인 작가가 성스러운 흰 소를 중심으로 그려낸 그림은 세상의 모든 존재가 극락정토에서 꽃처럼 자유로워질 수 있길 소망합니다.


[ '바람의 말' 作 ]

말띠 작가의 그림엔 달리는 말의 형상이 잔뜩 자리잡고 있습니다.

빠르게 달리는 말처럼 바람을 타고 온 세상에 부처님의 가피가 퍼져 나가길 염원하는 마음이 담겼습니다.

12가지 띠를 주제로 한국 전통 미술의 진수를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서울 인사동에서 문을 열었습니다.

[ 인터뷰 ] [ 양효주 / 무우수갤러리 학예실장 ]

[ "정초에 우리가 단순히 올해 계묘년이라고 해서 토끼만 가지고 하는 게 아니라 가족들이 어울려서 다 같이 관람하고 찾아볼 수 있게 (기획됐고) '자기의 띠를 가지고 작업을 하면 좋겠다'해서 그룹전으로 가게 됐고 그러다 보니 불화, 민화, 도자, 조형 이렇게 다양한 작품들을 모아서 전시를 구성하게 됐어요." ]

전시를 주최한 무우수 갤러리는 세계에 불고 있는 'K-컬처' 붐 속에서 과연 진정한 'K-아트는 무엇인가'란 물음에 답하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실제 전통 한지로 만든 꽃이 아름답게 수놓아진 작품부터...

사찰에서 흔히 만났던 알록달록한 '단청'의 패턴을 현대적 작품 속에 멋스럽게 녹여낸 작품까지.

전시장에서는 현대와 과거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톡톡 튀는 작품들이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 인터뷰 ] [ 양효주 / 무우수갤러리 학예실장 ]

[ "국적 있는 미술을 선보이고 싶었어요. 단순히 어떤 '작가가 한국인이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재료나 기법, 한국의 문화나 역사 이런 것들의 콘텐츠를 담을 수 있는 작품들을 (보여주는 거죠.)" ]

친숙한 개와 토끼 같은 귀여운 동물의 모습이 담긴 그림들은 아이들에게도 인기입니다.

이같은 변화는 전통 한국 미술이 특정인들만 찾는 특정 장르라는 한계를 벗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 인터뷰 ] [ 양효주 / 무우수갤러리 학예실장 ]

[ "오셔서 내가 접하지 못했던 불화도 보고, 또 내가 일상적으로 접하지 못했던 미술의 장르도 덩달아서 경험할 수 있고. 또 일단 자기 띠를 보면서 작품 한 점을 마음속에 담아가셨으며 좋겠습니다." ]

한국인들이 가장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장르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한국 미술'을 만날 수 있는 무우수 갤러리 - 십이지전은 다음달 30일까지 계속됩니다.

BBSNEWS 서일영입니다.

영상취재 - 남창오 기자








BBS 뉴스 서일영 기자


http://news.bbsi.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0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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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종로 인사동에 위치한 무수갤러리가 K-아트 여섯 번째 시리즈로 ‘십이지전: 열두 동물로 살펴보는 한국문화 코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소와 용 등 십이지 동물을 소재로 한 작품뿐 아니라 불화 작가들이 새로운 도전을 한 작품들도 전시됐다고 하는데요, 정준호 기자가 소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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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앙증맞은 하얀 돼지가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당장이라도 벽을 뚫고 튀어 나올 것 같은 호랑이 머리는 그 용맹함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빨간 지옥불과 불국토의 경계를 흰 소가 걷고 있는 작품 속에는 무수히 많은 부처님이 등장해 성불의 의미를 은유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가볍게 볼 수 있는 작품 뿐 아니라 심오한 의미를 내포한 작품들이 즐비한 이곳은 인사동 무우수갤러리가 주최한 ‘십이지展: 열두 동물로 살펴보는 한국 문화 코드’입니다.

소와 용 등 십이지 동물의 옷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캐릭터들은 가족단위의 관람객들에게 안성맞춤입니다.

양효주 / 무우수갤러리 학예실장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 오셔서 나의 띠와 엄마의 띠를 살펴보고 자기 수호동물로 삼았어요. 그래서 재미와 또 유익함이 있는 교육차원에서도 재미난 전시가 되지 않을까 해서 기획을 해봤습니다.)

이번 전시는 불화 작가들에게도 새로운 시도였습니다.

불교 예술 작품을 한다는 것은 각자의 개성을 표현 한다기보다 불심을 담아 부처님 가르침을 표현해 내는 것이 우선입니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 단청과 불화, 조각 등 다양한 장르에서 부처님 가르침 안에 작가들 특유의 느낌을 드러냈습니다.

양효주 / 무우수갤러리 학예실장
(이번 십이지는 불화 작가님들한테도 굉장히 도전적인 작품이 됐을 거예요. 창작이라는 것에 대해서 크게 부각시키지 않은 작업만 하시다가 당신의 개성과 당신이 하고자 하는 취향을 가미해 작품을 한 거니까 그 시도 자체가 신선했습니다.)

십이지 전시는 무우수갤러리가 진행하고 있는 THE K-ART 기획전의 여섯 번째 스토리로, 다음 전시는 부모은중경 ‘효’를 바탕으로 오는 5월 개최될 예정입니다.

BTN 뉴스 정준호입니다.




BTN뉴스 정준호 기자


http://www.btn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75114


동양철학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에 맞추어 12동물 띠를 예술로 표현한 전시회(십이지展; 열두 동물로 살펴보는 한국의 문화코드)  작품.  곽수연 작(도란도란), 무우수갤러리  제공.


동양철학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에 맞추어 12동물 띠를 예술로 표현한 전시회(십이지展; 열두 동물로 살펴보는 한국의 문화코드) 작품. 곽수연 작(도란도란), 무우수갤러리 제공.



한국인들은 정초가 되면 올해가 무슨 띠의 해이며, 띠 동물이 지닌 상징성에 대해 깊은 의미를 부여한다. 나아가 자기 띠를 이용해 새해 운수를 점쳐 보기도 한다.


12동물 띠는 12년을 주기로 한 바퀴 돌아가는 시간의 표현이면서도 12방위라는 공간적 표현이기도 하다. 따라서 12띠는 사주팔자 같은 미래 예측학에서 중요시 여길 뿐만 아니라 풍수학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12띠를 풍수적으로 살펴보자. 원(360도)을 기준으로 12띠(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는 각각 30°씩 공간을 차지한다. 이때 자신이 태어난 띠 등을 기준으로 풍수적으로 유리한 방위와 불리한 방위를 구분할 수 있다. 이를 테면 호랑이- 말- 개 띠 생들은 미(未·남남서) 방향이 길하고, 돼지-토끼-양 띠 생들은 진(辰·동동남) 방향이 길하고, 원숭이-쥐-용 띠 생들은 축(丑·북북동), 뱀-닭-소 띠 생들은 술(戌·서서북) 방향이 길하다는 식이다. 마찬가지로 각각의 띠에는 흉한 방위도 있다(아래 그림 참조).


이런 식으로 해서 흉한 것은 피하고 길한 것을 취하는 피흉추길(避凶趨吉)의 풍수 공간이 설정될 수 있다.


세상이 혼란스럽고 너무 급작스럽게 변하고 있기 때문인지, 올해 들어 더욱 미래를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욕구가 강해지는 듯하다. 이는 동양철학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부쩍 늘어난 데서도 찾아볼 수 있다.


계묘년(2023년)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춘(春) 2월, 열두 띠 동물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전시회가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자리한 무우수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K-ART Ⅵ. 십이지 전(展): 열두 동물로 살펴보는 한국의 문화 코드’라는 주제로 열린 이 전시회(다음달 30일까지)는 동양 문화에 관심이 많은 이들을 위해 마련한 특별 기획전이다.


올해 계묘년의 주인공인 토끼.  김경현 작(和), 무우수갤러리 제공.올해 계묘년의 주인공인 토끼. 김경현 작(和), 무우수갤러리 제공.

관람객들의 호응도 좋은 편이다. 갤러리측은 12띠를 보다 다채롭고 재미있게 이해시키고자 다양한 장르로 전시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한국화가, 불화작가, 민화 작가, 조각가, 팝아티스트로 구성된 13명의 작가가 민화, 한지화, 비단 채색화, 수묵화, 도자, 조각, 팝아트 형식으로 열두 동물을 선보이고 있다.


무우수갤러리의 양효주 학예실장은 “K(Korea)로 표현되는 한류가 세계적 주목을 받으면서 덩달아 음양, 오행, 12지 같은 동양철학에 대한 관심 역시 부쩍 늘어나 전시를 기획했다”라고 밝혔다.


이 전시회를 찾아온 관람객들에게서는 흥미로운 점도 발견된다. 특정 동물을 표현한 작품에서 유독 오래 감상하는 이들을 보면 대체로 자신이 태어난 띠에 해당하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태어난 띠의 동물들이 각기 자신의 수호 동물처럼 느껴지는 우리식 정서 때문일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음양, 오행, 십이지지 등 동양철학을 직접 배우려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경기도 과천에서 1주일에 한 번씩 공공기관에서 주관하는 동양철학 강좌를 듣고 있는 주부 이모 씨(59)는 “초등학교에서 대학교 졸업 때까지 한 번도 배워보지 못한 동양철학에 대한 관심이 생겨서 수강하고 있다”면서 “수강생 중 나 같은 초짜는 별로 없고, 어느 정도 기초 지식이 있는 상태에서 동양철학을 공부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수강생들의 신분은 공무원, 교사, 직장인 등 다양하다. 현직 교사인 김모 씨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진로 상담을 해주고 있는데, 사주명리학으로 아이의 적성을 찾아주는 방법이 있다고 해서 배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교사는 은퇴 후 명리학을 응용한 진로 컨설팅으로 제2의 삶을 준비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50대 직장인 최모 씨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성격유형검사인 MBTI와 명리학의 성격 분류법을 응용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라면서 “은퇴 후 취미 생활이나 재능 기부에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밝혔다.

○ 주역, 관상, 풍수 망라한 ‘동양학 잔치’ 열려

동양철학에 대한 이런 열기는 제도권 대학까지 파고드는 추세다. 이달 25일(토) 오후 2시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 한양대 박물관에서 열리는 동양학 대토론회가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 토론회는 국내 처음으로 주역, 수상(手相), 점복(占卜), 부적, 관상, 풍수 등 동양철학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발표와 토론을 하는 ‘동양학 잔치’라고 할 수 있다. 일반인도 무료로 얼마든지 참여 가능하다고 한다.


한양대 대학원에 설립된 동양 문화학과(석·박사 과정)가 주도하는 이 세미나는 각 분야 전문가가 ‘동양학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를 다루게 된다고 한다. 이 토론회를 기획한 한양대 박정해(동양 문화학과) 교수는 “인공지능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는 시점에서 동양학의 현재를 짚어보고 동양학의 미래지향적 가치를 살펴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마련했다”라고 말했다.


호랑이를 표현한 작품. 김영희 작(범). 무우수갤러리 제공


호랑이를 표현한 작품. 김영희 작(범). 무우수갤러리 제공


박 교수는 한양대 동양 문화학과에 석·박사 과정으로 진학한 학생들 대부분이 일반인 신분이라고 밝혔다. 아마추어로 명리학을 독학하다가 본격적으로 제도권 대학원에서 실력을 쌓고 싶어서(우○○ 씨), 풍수 문화가 짙게 깔린 우리 문화재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력을 기르고 싶어서(김○○ 씨), 젊은 시절 겪었던 운명적인 사건 사고에 대한 의문점을 풀고 싶어서(박○○ 씨, 최○○ 씨) 등 사연들은 다양했다. 이들은 동양철학이 박제화된 철학이 아니라 21세기 4차산업혁명 시대에도 응용이 가능한 알고리즘을 갖추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


이런 현상을 풍수적으로 풀어보는 방법도 있다. 한국에 도입된 이론 풍수학 중 하나인 ‘현 공 풍수’는 현재 지구의 운기(運氣)가 간괘(艮卦; 주역 8 괘 중 동북방에 배치된 괘)에서 이괘(離卦 ;남방에 배치된 괘)의 기운으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본격적으로 내년부터 시작해 향후 20년간 ‘화(火)’를 주관하는 이괘 시대가 펼쳐지는데, 사람들이 그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고도의 정신문화, 종교, 항공 우주산업, 가상 자산 및 가상 공간 등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화’는 높은 것, 보이지 않는 것, 정신적인 것 등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고도의 정신문화인 동양철학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우연은 아닌 것 같다.



동아일보 안영배 기자


https://www.donga.com/news/Culture/article/all/20230220/117981405/1

“고구려 고분벽화의 가장 독특한 점은 화강암 위에 직접 색을 칠해 그렸다는 점입니다. 동서양의 벽화가 대부분 벽에 석회를 칠한 바탕 위에 그린 것과 다릅니다. 화강암 위에 직접 천연안료를 발라 그린 고분벽화는 채색과 도상이 수려한 걸작입니다.”


고구려 고분벽화 복원 연구 전문가이자 문활람 작가(한국채색화)가 고구려 고분 벽화 바탕재 재현 기법에 대한 특허를 출원해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가 ‘화강말’로 이름 붙인 벽화 바탕재와 안료(특허등록번호 제10-2474297호)는 고구려 고분벽화 복원 연구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강서대묘 ‘현무’.

강서대묘 ‘현무’.


그가 고구려 고분벽화 복원과정을 연구한 것은 일본 도쿄 예술대 박사과정 유학 시절 때부터 시작됐다. 고려대 고고미술사학과 미술사 박사과정에서 연구를 이어간 문 작가는 지난해 지도교수인 방병선 교수와 함께 고구려 고분벽화를 복원하는 특허물질을 개발하고 바탕재의 복원방법에 대한 특허를 인정받았다.





“고구려 고분벽화 복원 연구를 위해서는 자유롭게 현장을 감상하거나, 실제로 똑같은 방식으로 벽화를 그려봐야 합니다. 그러나 북한이나 중국에 있는 고구려 고분벽화는 쉽게 갈 수가 없습니다. 실제로 고구려 고분벽화를 연구하거나 교육하고, 전시를 통해 관객들이 감상하게 하려면 최대한 유사하게 복원해낸 복제품(Replica)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요즘 유행하는 것이 최첨단 IT기술을 이용한 ‘디지털 복원’이지요. 그러나 디지털 복원은 현장감을 느끼거나 벽화의 물성(마티에르·matiere)을 제대로 느끼기가 힘들기 때문에 화강암 바탕재 재연을 연구하게 됐습니다.”


고구려 고분벽화를 재연하려면 진짜 화강암 판석 위에 고분벽화를 직접 그리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러나 문제는 무게다. 고구려 고분벽화의 내부 벽면을 장식하는 가로 3m, 높이 3m, 지붕까지 5~6m 높이의 화강암 판석을 쌓아올린다는 것은 엄청난 무게 때문에 재현하더라도 이동과 전시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문 작가는 화강암 판석의 경량화와 이동성이 가능한 방법을 연구하게 됐다고 한다.


그가 만든 화강암 바탕재는 화강암 원석을 잘게 분쇄하는 작업으로 시작한다. 화강암을 깬 후 알갱이가 큰 것과 작은 것, 가늘고 고운 것 등 입자별로 다양한 크기로 만든다. 그리고 나무판 위에 전통한지를 바르고, 그 위에 전통 아교를 바른 후 화강암 돌가루를 알갱이별로 다양하게 쌓아올린다. 마지막으로 표면을 연마하는 작업을 하게 된다. 이후 아교를 잘 말리면 화강암 돌가루는 갈라짐이 없고, 탄탄한 화강암 판으로 태어난다. 


“화강암 돌가루로 만든 화강암 판은 500배 배율의 현미경으로 확대해서 봐도 화강암 원석과 유사한 형태를 갖고 있습니다. 돌판에 직접 그린 벽화하고 완전 똑같을 수는 없겠지만, 화강암 특유의 마티에르(物性)를 느끼게 하는 효과를 낼 수가 있습니다. 두께가 0.5cm 정도 밖에 안되기 때문에, 무게가 화강암 원석보다 100배나 가벼운 것이 최대의 장점입니다.”


―고구려 고분벽화의 아름다움의 비결은 무엇인가.


“고구려 벽화의 도상은 거의 완전체다. 같은 현무라고 하더라도 도상의 수려함과 완벽한 비율은 다른 그림과 비교가 안된다. 필치도 색감도 엄청나다. 왜냐하면 석회벽에 그려진 것이 아니라, 화강암이라는 원재료 자체에 직접 석채 안료를 발라 원래의 돌이 갖고 있는 영롱한 색감을 간직하고 있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이렇게 돌판에 직접 그려진 경우는 없다. 라스코 동굴 벽화의 경우에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석회 동굴에 그린 것이다. 고구려 벽화도 초기에는 석회 벽에 그림을 그렸다. 그런데 고구려 후기에 조성된 강서대묘, 강서중묘의 사신도는 화강암 돌판 위에 돌가루 천연안료로 그린 전무후무한 기법으로 그려졌다. 또한 고구려벽화를 보면 당시의 생활 풍속이 그대로 그려져 있다. 문헌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고분벽화는 고구려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고, 어떤 문화를 향유했는지를 알 수 있는 예술품이다. 고구려 고분 안의 유물은 이미 도굴되고 없기 때문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벽화의 존재는 그래서 더욱 엄청난 가치를 갖고 있다.”


― 화강암 위에 직접 그린 그림이 왜 회벽에 그린 그림보다 우수한가.


“고구려 고분벽화에는 화강암 특유의 울퉁불퉁한 요철이 있다. 고구려 고분 벽화가 오래 보존될 수 있는 이유는 요철 사이로 물감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요철 부분에 튀어나와 있는 곳에 묻어 있는 물감이 있고, 움푹 들어가 있는 물감이 있기 때문에 색감이 다채롭고 깊이가 느껴진다. 또한 색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 화강암 위에 돌에서 채취한 천연안료를 직접 발라서 그림은 광물질이 빚어내는 매력과 아름다움이 오랜기간 보존될 수 있다. 반면에 석회벽의 경우에는 석회를 칠하고 그 위에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원색이 갖고 있는 색감이 달라진다. 약간의 흰색 베이스가 있기 때문에 달라지는 것도 있지만, 석회가 떨어지면 그림 자체도 떨어지고 만다. 그래서 석회벽에 그린 그림은 오래 보존하기가 힘들다.”



고구려 벽화 복원 전문가인 문활람 작가.

고구려 벽화 복원 전문가인 문활람 작가.


문 작가는 나무로 고구려 강서대묘 석실고분의 구조를 입체퍼즐처럼 짠 다음에, 내부에 자신이 특허를 얻은 화강암 바탕재료인 ‘화강말’을 씌워서 고분벽화를 재연해내는 복원과정에 대한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강서대묘 천장화.

강서대묘 천장화.


“고구려 사람들의 돌을 만지는 기술은 어마무시했다. 중국 지안(集安)에 있는 장군총을 보면 거의 동방의 피라미드라고 할 수준이다. 엄청나게 무거운 화강암을 정교하게 자르고, 다듬고, 쌓는 기술이 어마어마하다. 45도 각도로 계단식으로 쌓는 ‘들여 쌓기’ 공법이다. 화강암 표면에 홈을 파서 다음에 올라가는 돌을 끼워놓는다. 이게 사실은 고구려에서 성곽을 쌓는 공법인데 이걸 무덤에 적용한 것이다. 강서대묘 석실 내부를 보면 사방의 벽면 위로 지붕이 점점 좁혀지는 형태로 올라가 있는데, 모서리를 받치고 있는 삼각형 모양의 돌이 엄청나다. 삼각형 모양의 돌을 정교하게 다듬어 놨는데 고구려 사람들은 정말 돌을 갖고 놀았음을 알 수 있다.”


화강말 1호.

화강말 1호.


문 작가는 화강암 돌가루를 활용한 바탕재 뿐 아니라 채색하는 전통 안료도 개발했다. 그는 “붉은색, 푸른색, 초록색의 색깔이 나는 천연암석의 돌가루로 채색하는 전통안료인 ‘석채(石彩)’는 고구려 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이미 존재했다”며 “그러나 화강암을 분쇄하고 가공해서 안료로 만든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문활람 ‘현무’.

문활람 ‘현무’.


그는 한국채색화 화가로서 본 특허물질인 ‘화강말’과 특허기법인 ‘벽화바탕재 재현방법’을 창작작품에도 활용하고 있다. 이달 30일까지 서울 인사동 무우수 갤러리에서 열리는 문활람 초대 개인전에서는 ‘아프리카에서 고구려까지’라는 제목으로 다양한 작품이 전시된다. 그는 “고구려의 벽화무덤이 내포하는 영원성과, 사막에서 생존하는 사람들의 생명성은 인류의 공통된 역사를 하나의 시간과 공간으로 엮는 ‘띠’”라며 “인류와 문화의 시원 및 동전(東傳)의 루트를 표현한 작품”이라고 전시를 설명했다.


문활람 ‘주작’.

문활람 ‘주작’.


“제가 고구려벽화 고분의 연구복원을 진행하면서 고구려 문화의 기저에는 돌의 스토리가 배경에 있었음을 다시 한번 알게됐습니다. 천연석채라는 안료의 물성은 우주적 본질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광물의 속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광물의 색소는 인위적인 혼합 없이 창조된 그대로의 DNA를 품고 있습니다. 투박하지만 화강암은 한국인으로서의 나의 정체성을 직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재료라고 생각합니다.”




동아일보 전승훈 기자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30103/117267767/1


문활람 작가 작품

문활람 작가 작품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무우수갤러리가 초대전 ‘김경현 · 문활람 초대전: 문화재복원수복학을 공부한 한국채색화가, 한국의 미를 분석하다!’를 지난 9일부터 내년 1월 30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채색화가이자 문화재복원수복학을 연구한 두 작가를 초대해 한국의 미를 새롭게 조명한다.

문화재복원수복학은 손상된 문화재를 원래의 형태로 회복시켜 역사적 가치를 되살리고 문화재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기술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초대작가 문활람은 문화재보존수복학을 수학했다. 국내에서 고고미술사학을 공부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문화재보존수복학을 공부한 그는 최근에 고구려벽화의 복원 안료 화강말 개발 및 특허를 따내(특허등록번호 제10-2474297호)기도 하였다.






문활람 작가 작품

문활람 작가 작품


작가는 화강말과 자신의 특허기법인 벽화바탕재 재현방법을 창작작품에 적용 중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고구려벽화고분의 연구복원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회문화의 전반을 통틀어 고구려문화의 기저에 돌의 스토리가 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여기에 작가가 아프리카 여행에서 얻었던 강렬한 인상과 사막 한 가운데서 ‘나는 벌거벗은 작은 인간에 불과하다’란 성찰이 ‘돌’이라는 물성으로 집약되었다고 고백한다.

지난해 “아프리카에서 고구려까지”라는 소제 단 무우수갤러리 기획초대전 ‘반석위의 生’에서는 인간 본질에 대한 탐구의 여정을 표현하고자 하였다면 이번 전시는 앞으로 작가가 지속해서 펼쳐 나갈 인류와 문화의 시원 및 東傳의 루트를 표현하고자 한다.


문활림 작가 작품

문활림 작가 작품


전시 소제인 “사과나무를 찾아서”에서의 ‘사과’는 인간의 원죄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도구이자 창조된 인류가 변질되기 이전 원래 모습의 심벌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사과나무가 위치한 곳을 본질의 기준으로 삼아 인류의 무구하고 공통된 역사의 여정들과 흔적들을 하나의 시간과 공간적인 ‘띠’로써 해석해 보고자 하였다.

보다 심층적으로는 고구려의 벽화무덤이 내포하는 영원성과 사막에서 생존하는 사람들을 목격하고 알게 된 생명성, 곧 죽음과 삶 그리고 끝과 시작이라는 상호 연속적인 관계성을 표현해 보고자 하였다.

마치 빅뱅이 우주의 공간이 일직선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한국과 아프리카라는 시공차를 넘어 물질과 영혼의 영원성을 동일한 하나의 선상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문활림 작가 작품

문활림 작가 작품


한편 천연석채라는 안료의 물성은 그 색소도 굉장히 원색적이지만 색 이전에 우주적 본질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광물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

이 광물의 색소는 다른 색이 첨가되거나 화학적 혼합의 인위성을 지니지 않는, 창조된 그대로의 DNA를 품고있는 것이다.

또 화강암은 투박하지만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직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재료이다.

작가는 이런 광물의 속성이 본질을 찾아 탐구의 길을 가는 과정을 충분히 담아낼 수 있다고 여기며 계속해서 돌과 연관된 창작의 세계를 이어가고 있다.


김경현 작가 작품

김경현 작가 작품


작가 김경현의 ‘천년을 품다’ 연작은 우리 옛 그림을 모본으로 삼아 그린 것이다.

붉은색과 흑색을 주조로 한 그림은 아주 오랜 시간 열화와 풍화를 거치며 퇴색된 고구려 고분벽화를 떠올리게 한다.

그림 바탕은 동굴암벽처럼 마티에르(질감)가 두드러진다. 작가가 두께를 많이 주기 위해서 종이 위에 물감을 붓고 물감이 마르면 그 위에 종이를 태워서 붙인 다음 또다시 물감을 부어서 작업하였다.

이 같은 작업을 수차례 거치면서 겹겹이 쌓아 올린 바탕 위에 조선특유의 심미안이 여실히 반영된 분청사기와 백자 달항아리를 그렸다.


김경현  작가 작품

김경현 작가 작품


김경현 작가는 “가마굴에서 도자기를 꺼낼 때 숨죽여 기다리는 도공들의 간절함으로 화폭을 마주한다 (…) 천년을 간직한 유물들은 나를 자극하고 화합과 풍요를 상징하는 커다란 항아리 속에 이야기를 담아본다”며 ‘분청사기철화물고기무늬병’, ‘분청사기음각어문편병’, ‘분청사기박지모란넝쿨무늬편병’을 화폭에 그려 넣었다.

분청사기 특유의 순박하고 개성적인 현대적 미감을 잘 보여준다. 우윳빛 색조에 둥근 곡선이 아름다운 ‘백자 달항아리’의 유려하고 넉넉한 조선의 미 또한 화폭에 고스란히 담겼다.

고구려벽화에서부터 조선 도자기까지, 이처럼 작가가 우리 옛그림에 심취한 데에는 그가 문화재보존수복학을 공부한 것과도 연결된다. 유구한 역사와 아름다움이 신긴 우리 유물에 대한 작가의 애정과 그리움이 날마다 그를 빈 화면 앞에 불러 세우는 것이다.


다음은 문활람 작가 작가노트 전문

“사과나무를 찾아서 – 여정 하나”

고구려벽화고분의 연구복원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회문화의 전반을 통틀어 고구려문화의 기저에는 돌의 스토리가 배경에 있었음을 상기하게 되었다. 여기에 아프리카 여행에서 얻었던 강렬했던 인상과, 아무것도 의지할 수 없는 사막 가운데서 나는 벌거벗은 작은 인간에 불과했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과 성찰을 통해 이 둘의 속성에는 ‘돌’이라는 친밀한 물성과 그 의미가 공유되고 있다는 인식이 점차 내 안에서 확고해져 왔다.

나는 한국채색화 화가로서 특허물질인 “화강말”과 특허기법인 “벽화바탕재 재현방법”을 창작작품에도 적용 중이다.

지난해 무우수 갤러리의 초대개인전에서는 “아프리카에서 고구려까지”라는 소제를 달고 있는데 이것은 인간 본질에 대한 탐구의 여정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리고 이번 전시는 앞으로 내가 지속해서 펼쳐 나갈 인류와 문화의 시원 및 東傳의 루트를 표현할 전시 “사과나무를 찾아서”의 중간과정 일부이다. ‘사과’는 인간의 원죄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도구이자 창조된 인류가 변질되기 이전 원래 모습의 심벌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사과나무가 위치한 곳을 본질의 기준으로 삼아 인류의 무구하고 공통된 역사의 여정들과 흔적들을 하나의 시간과 공간적인 ‘띠’로써 해석해 보고자 한다. 더욱 깊숙히는 고구려의 벽화무덤이 내포하는 영원성과, 사막에서 생존하는 사람들을 목격하고 알게 된 그들의 생명성이 곧 죽음과 삶, 그리고 끝과 시작이라는 상호 연속적인 관계 속에 있음을 표현해 보고자 한다. 마치 빅뱅이 우주의 공간이 일직선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한국과 아프리카라는 시공차를 넘어 물질과 영혼의 영원성을 동일한 하나의 선상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천연석채라는 안료의 물성은 그 색소도 굉장히 원색적이지만 색 이전에 우주적 본질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광물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고 본다. 이 광물의 색소는 다른 색이 첨가되거나 화학적 혼합의 인위성을 지니지 않는, 창조된 그대로의 DNA를 품고 있다. 한편 화강암은 투박하지만 한국인으로서의 나의 정체성을 직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재료라고 생각했다. 이런 광물의 속성이라면 본질을 찾아 탐구의 길을 가는 과정을 충분히 담아낼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에 나는 계속해서 돌과 연관된 창작의 세계를 이어가고 있다.



스포츠경향 손봉석 기자


https://sports.khan.co.kr/bizlife/sk_index.html?art_id=202212202108003&sec_id=560801&pt=nv

대중적인 것 변용통해 아이콘화...강력한 소통력
[서울 =뉴스프리존] 편완식 미술전문기자=세계 2차 대전 이후 새롭게 급부상한 미술의 사조인 팝아트의 특성과 기능에 대하여 다양한 관점과 해석이 따른다. 단순한 심미적 유희에만 집중된, 소위 키치(kitsch)로 폄하되는가 하면 동시대의 문화와 시대성을 날 것 그대로 보여주는 뻔하면서도 사회비판적인 미술로 인식되기도 한다.

감상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면서 사회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기능을 갖춘 팝아트는 엘리트 미술로 상정된 모더니즘 미술에 대항하여 고급미술이란 높은 담장을 전복하고, 대중의 삶과 예술의 간극을 좁히는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지난달 무우수갤러리에서 초대전 '뻔(fun)하고 쿨(cool)하게'를 연 팝아티스트 지.코(고경일)의 작품이 바로 그러하다.


지.코의 작품은 미국 대중만화의 아이콘인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엑스맨, 원더우먼, 헐크의 이미지를 차용한 카툰형식으로 가볍고 장난스럽게 보이지만 상당히 논쟁적이고 시사성이 짙다.

첫눈엔 우리에게 친숙한 이미지가 우리의 시각적 욕망과 유희를 불러 일으킨다. 작품의 형태는 마치 과자 봉지 안에 들어 있는 딱지를 연상시킨다. 그림마다 상이한 숫자로 그려진 별은 흡사 딱지의 레벨을 나타내는 성싶어 자본주의 맥락 속에서의 ‘상품의 가치’를 표한다.

그런가하면 이렇게 작가에게 선택된 ‘인물’들은 우리의 사회·문화·일상·국제관계라는 자장을 모두 순환하며, ‘정치적 팝아트’로서의 메타적 성질을 드러낸다.


작가는 “슈퍼 영웅의 원조는 단연 슈퍼맨으로, 근육질의 강인한 몸과 탄탄한 멘탈을 가진 ‘강한 백인 남자’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이 슈퍼히어로의 등장은 2차세계대전과 관련이 있다. 프랑스와 영국이 수세에 몰려 러브콜을 수 차례 보내자 마지못해 참전한 미국은 단번에 세계대전을 정리하고, 패권국가로 성장하는 단초를 마련했다. 마치 슈퍼맨처럼이라고 말하며, 슈퍼맨의 이미지를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자’ 내지는 ‘세계의 경찰’로 상정되는 미국의 표상으로서 소비한다.

그러나 돌연 작가는 이 슈퍼히어로를 통해 지구촌을 강력하게 리드해 온 미국의 병폐와 모순, 그리고 무능을 꼬집고 풍자한다. 가령 작품 ‘쳇’의 슈퍼맨은 늙고 처진 몸의 올드맨으로 심드렁한 표정으로 담배를 입에 물고 있다. 위기에 빠진 약자를 위해 불철주야 날라 다니던 젊은 날의 모습은 온대간대 없이 만사가 다 귀찮고 짜증스그러워 보인다. 작품 ‘올드맨의 비애’ 속 베트맨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지쳐있다. 지난날의 파워와 영광이 무색하다. 반면 작품 ‘쬬옥’, ‘내 마음대로’, ‘왕녀에게 부탁해’, ‘애정의 주도권’에서 보여지는 원더우먼의 모습은 슈퍼맨과 베트맨을 적극적으로 리드하는 모습으로 자신감에 차 있고 강단이 있다.


작가는 미국이 세계의 패권을 쥐고 있으며 자본주의 이상향이라고 꼽히는 것은 미국이 미디어를 통해 우리에게 교묘히 주입시킨 환상이란 생각한다. 미디어를 역이용해 미국의 이상화된 이미지를 전복하고자 한다. 요약하자면 다분히 미국적인 것을 토대로 미국적인 것의 핵심 요체를 제거하는 것이다.

무우수갤러리 양효주 학예실장은 “지.코 작가의 작품은 소위 고급예술의 반대편에 서 있는 것으로 간주되는 팝아트의 키치적 속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하물며 은근하든 노골적으로든 자본주의의 등식 또한 성립한다. 그러나 그의 작품을 단순한 심미적 즐거움 또는 상업성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고상함을 벗은 작가의 작품은 언뜻 예술의 진지성을 전면 거부하는가 싶으면서도 사회와 윤리의 문제, 정치적 갈등을 풍자하는 등 굉장히 논쟁적인 성격을 띄기 때문이다. 흔히 정치적 팝아트에서 작동되는 사회주의시기 메타담론이었던 프로파간다 포스터를 거꾸로 소화하는 셈이다. 그의 작품에서 읽을 수 있는 묘미란 바로 이러한 것이 아닐까. 환유(metonymy)의 수사법으로 기존의 발상과 가치관을 뒤집는 것. 그것도 유쾌하고 통쾌하게 말이다”라고 평했다.

무엇보다도 팝아트가 대중에게 자극적으로 다가설 수 있었던 것은 ‘변용’에 있다. 평범한 것을 변용을 통해 아이콘으로 만들고, 대중과 친숙한 소통을 했기 때문이다. 지.코 작가도 예외가 아니다

지.코 작가는 벤쿠버 아일랜드대학 객원교수, 모교인 교토세이카대학 교수를 거쳐 현재 상명대학교 디지털만화영상과 교수로 재직하며 풍자만화가, 팝아트 작가로서 만화와 현대미술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뉴스프리존 편완식 기자


http://www.newsfreezone.co.kr/news/articleView.html?idxno=421529


‘지.코 초대전: 뻔(fun)하고 쿨(cool)하게’
배트맨·스파이더맨 등 대중만화 속 영웅 차용
10월 21~31일, 서울 인사동 무우수갤러리



전시 ‘지.코 초대전: 뻔(fun)하고 쿨(cool)하게’ 포스터. (사진=무우수갤러리 제공)
▲ 전시 ‘지.코 초대전: 뻔(fun)하고 쿨(cool)하게’ 포스터. (사진=무우수갤러리 제공)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엑스맨, 원더우먼 등 우리에게 익숙한 영웅들에 유쾌한 풍자를 더한 팝아트 전시가 열린다.

 

서울 인사동 무우수갤러리에서 오는 21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팝아트 전람회 ‘지.코 초대전: 뻔(fun)하고 쿨(cool)하게’는 팝아티스트 지.코(고경일) 작가의 작품 20여 점을 볼 수 있다.

 

지.코의 작품은 미국 대중만화의 상징들을 차용한 카툰형식으로 가볍고 장난스럽게 보인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짙은 시사성이 배어난다.

 

무우수갤러리 양효주 실장은 “팝아트는 즐거움을 선사하면서 사회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기능을 갖췄다”며 “대중의 삶과 예술의 간극을 좁히는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팝아티스트 지.코의 작품이 바로 그러하다”고 작가의 작품을 평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의 형태는 과자 봉지 안에 들어 있는 딱지를 연상시킨다. 그림마다 다른 개수의 별은 자본주의 맥락 속에서 ‘상품의 가치’를 나타내며, 사회·문화·일상·국제관계를 모두 아우르는 등장인물들은 ‘정치적 팝아트’로서의 성질을 드러낸다.

 

지.코는 “이 슈퍼히어로의 등장은 2차 세계 대전과 관련이 있다. 프랑스와 영국이 수세에 몰려 러브콜을 수차례 보내자 마지못해 참전한 미국은 단번에 세계 대전을 정리하고 패권국가로 성장하는 단초를 마련했다. 마치 슈퍼맨처럼”이라고 설명했다.

 

작가는 슈퍼맨의 이미지를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자’ 내지는 ‘세계의 경찰’로 상정되는 미국의 표상으로서 소비한다.

 

또한, 이 슈퍼맨을 통해 미국의 병폐와 모순, 무능을 꼬집기도 한다. 작품 ‘쳇’의 슈퍼맨은 늙고 처진 노쇠한 모습이다. 위기에 빠진 이들을 위해 날아다니던 젊은 날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외에도 작품 ‘쬬옥’, ‘내 마음대로’, ‘애정의 주도권’ 등을 통해서는 백인 남성 주도가 아닌 여성의 역할이 더 커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경기신문 정경아기자


https://www.kgnews.co.kr/news/article.html?no=721969

10월 21일부터 31일까지 무우수갤러리
카툰 형식으로 패권주의적 가치관에 대한 전복과 풍자 담아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팝아티스트 지.코(고경일 상명대 교수)의 작품은 '쿨'하다. 이제는 너무 흔하고 식상해져서 약간의 주목이라도 끌기 위해 수퍼 히어로들이 마치 '망명정부의 지폐와 같은 낙엽'처럼 떼거지로 굴러다니도록 만든 할리우드적 문법은 지.코에게 조롱의 대상이 된다.

영화 속 수퍼 히어로들은 화면에서 온갖 '똥폼'을 다 잡으면서 지구를 구해내지만, 지.코가 그리는 수퍼 히어로들은 볼품없이 쪼그라들어 있다.

수퍼맨은 원더우면에게 거의 멱살 잡힌 것처럼 키스를 당하고 있고, 배트맨은 배트우먼에게 노골적인 성희롱(?) 내지 유혹을 당한다. 원더우먼과 배트맨의 키스 역시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은 원더우먼이다. 수퍼맨과 배트맨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원더우먼에게 키스를 당하는 수동적 입장이 된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2022.10.15 digibobos@newspim.com

지.코 작가는 그의 SNS에서 초대글로 다음처럼 말한다. 

반항하지 마세요. 이젠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변명하지 마세요. 이미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수능시험평균 점수에서 여성이 앞서 버렸습니다.
대학 진학률도 여성이 훨씬 많습니다.
공무원시험도, 기업 신입사원도, 뭐든지 여성의 존재감은 훨씬 커졌습니다.
단순한 편견입니다. 남성보다 여성의 리더십이 약하다거나, 경쟁에서 뒤쳐진 다는 생각 부터가 '올드'합니다.
지금까지 여성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었던 것은 그 리더의 '자리'에 갈 수 없었기 때문이지, 능력이 안되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기회를 주면 새로운 리더가 나오고 새로운 리더는 더 많은 약자들에게
기회를 열어 주어야 합니다.
'남성다운 근육(?)'으로 폼잡던 히어로들은 이제 한 물 같습니다.
폼 잡으면 잡을수록 더 폼이 안나는 세상입니다.


세계 2차 대전 이후 새롭게 급부상한 미술의 사조인 팝아트의 특성과 기능에 대하여 다양한 관점과 해석이 따른다. 단순한 심미적 유희에만 집중된, 소위 키치(kitsch)로 폄하되는가 하면 동시대의 문화와 시대성을 날 것 그대로 보여주는 뻔하면서도 사회비판적인 미술로 인식되기도 한다.

감상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면서 사회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기능을 갖춘 팝아트는 엘리트 미술로 상정된 모더니즘 미술에 대항하여 고급미술이란 높은 담장을 전복하고 대중의 삶과 예술의 간극을 좁히는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팝아티스트 지.코(고경일)의 작품이 바로 그러하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카툰 형식을 취한 지.코의 작품들은 논쟁적이고 시사성이 짙은 풍자의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사진=무우수갤러리] 2022.10.15 digibobos@newspim.com

지.코의 작품은 미국 대중만화의 아이콘인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엑스맨, 원더우먼, 헐크의 이미지를 차용한 카툰형식으로 가볍고 장난스럽게 보이지만 상당히 논쟁적이고 시사성이 짙다.

첫눈엔 우리에게 친숙한 이미지가 우리의 시각적 욕망과 유희를 불러일으킨다. 작품의 형태는 마치 과자 봉지 안에 들어 있는 딱지를 연상시키는데, 그림마다 상이한 숫자로 그려진 별은 흡사 딱지의 레벨을 나타내는 성싶어 자본주의 맥락 속에서의 '상품의 가치'를 표한다.

그런가하면 이렇게 작가에게 선택된 '인물'들은 우리의 사회·문화·일상·국제관계라는 자장을 모두 순환하며 '정치적 팝아트'로서의 메타적 성질을 드러낸다.

작가는 "슈퍼 영웅의 원조는 단연 슈퍼맨으로, 근육질의 강인한 몸과 탄탄한 멘탈을 가진 이 캐릭터는 '강한 백인 남자'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이 슈퍼히어로의 등장은 2차세계대전과 관련이 있다. 프랑스와 영국이 수세에 몰려 러브콜을 수 차례 보내자 마지못해 참전한 미국은 단번에 세계대전을 정리하고 패권국가로 성장하는 단초를 마련했다. 마치 슈퍼맨처럼." 이라고 말하며 슈퍼맨의 이미지를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자' 내지는 '세계의 경찰'로 상정되는 미국의 표상으로서 소비한다.

그러나 돌연 작가는 이 슈퍼히어로를 통해 지구촌을 강력하게 리드해 온 미국의 병폐와 모순 그리고 무능을 꼬집고 풍자한다. 가령 작품 <쳇>의 슈퍼맨은 늙고 처진 몸의 올드맨으로 심드렁한 표정으로 담배를 입에 물고 있다. 위기에 빠진 약자를 위해 불철주야 날라 다니던 젊은 날의 모습은 온대간대 없이 만사가 다 귀찮고 짜증스그러워 보인다. 작품 <올드맨의 비애> 속 베트맨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지쳐있다. 지난날의 파워와 영광이 무색하다.

반면 작품 <쬬옥>, <내 마음대로>, <왕녀에게 부탁해>, <애정의 주도권>에서 보여지는 원더우먼의 모습은 슈퍼맨과 베트맨을 적극적으로 리드하는 모습으로 자신감에 차 있고 강단이 있다. 작가는 미국이 세계의 패권을 쥐고 있으며 자본주의 이상향이라고 꼽히는 것은 미국이 미디어를 통해 우리에게 교묘히 주입시킨 환상이란 생각으로, 이 미디어를 역이용해 미국의 이상화된 이미지를 전복하고자 한다. 요약하자면 다분히 미국적인 것을 토대로 미국적인 것의 핵심 요체를 제거하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늙고 지친 수퍼 히어로들은 오늘날 미국과 패권주의에 대한 가치관의 전복이자 통렬한 풍자다. [사진=무우수갤러리] 2022.10.15 digibobos@newspim.com

지.코 작가를 초대하여 전시를 개최한 무우수갤러리측은 그의 작품을 다음과 같이 평한다.

"지.코 작가의 작품은 소위 고급예술의 반대편에 서 있는 것으로 간주되는 팝아트의 키치적 속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하물며 은근하든 노골적으로든 자본주의의 등식 또한 성립한다. 그러나 그의 작품을 단순한 심미적 즐거움 또는 상업성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고상함을 벗은 작가의 작품은 언뜻 예술의 진지성을 전면 거부하는가 싶으면서도 사회와 윤리의 문제, 정치적 갈등을 풍자하는 등 굉장히 논쟁적인 성격을 띄기 때문이다. 흔히 정치적 팝아트에서 작동되는 사회주의 시기 메타담론이었던 프로퍼갠더 포스터를 거꾸로 소화하는 셈이다. 그의 작품에서 읽을 수 있는 묘미란 바로 이러한 것이 아닐까. 환유(metonymy)의 수사법으로 기존의 발상과 가치관을 뒤집는 것. 그것도 유쾌하고 통쾌하게 말이다."(무우수갤러리 학예실장 양효주)

지. 코 작가는 벤쿠버아일랜드대학에서 객원교수, 모교인 교토세이카대학 교수를 거처 현재 상명대학교 디지털만화영상과 교수로 재직하며 풍자만화가, 팝아트 작가로서 만화와 현대미술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사)우리만화연대 회장,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이사를 역임하고 있으며 샐라티스트협회, 평화예술행동두럭, 서울민예총, 호아빈의리본 회원으로 활동하며 풍자만화와 팝아트 작품, NFT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한겨레신문 등에 풍자만화를 연재, 전쟁에서 피해를 입은 여성들을 위한 '보따리'전, 그리고 베를린을 비롯해 교토, 서울 등 12개국에서 10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digibobos@newspim.com



뉴스핌 조용준기자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21015000002



무우수갤러리 제공

무우수갤러리 제공

한국의 전통미술을 소재로 다양한 전시를 선보여 온 서울 인사동 무우수갤러리에서는 7일부터 27일까지 무우수갤러리 K-ART 시리즈 기획전 네 번째 순서로 ‘한국의 가정 신앙, ‘부루단지’전을 연다.

8명의 작가들이 우리 한민족의 민속문화와 신앙을 주제로 선보이는 다양한 시각 미술물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장이다.

한국에서 집이란, 단순히 가족들과 사는 생활 공간일 뿐만 아니라 가정을 돌보는 가신(家神)이 거하는 곳이기도 하다.

일상생활 공간은 악인과 악령의 침입에 취약하나 이 신성한 가신의 존재로 인해 집안에 드는 불운을 막고 나쁜 기운을 물리칠 수 있다. 집이란 가족들의 안식처라는 단순한 주거 공간의 의미를 넘어서 신과 만나고 의례를 행하는 중심 공간이 된다.

신을 모시는 공간이 집안인 탓에, 가신 신앙은 여성 신앙으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여성은 신과 가족원의 중계자 적 위치에서 신의 보살핌을 구하고 의례를 주재한다.

가신은 대청, 안방, 부엌 등 집 안팎의 여러 공간과 장롱, 장독 같은 다양한 사물에 거주하며 가족 구성원을 보호한다. 가신은 관장하는 역할에 따라 그리고 지역성에 따라 불리는 이름이 다르다. 가령 ‘성주’는 집을 지키는 신으로 가신 가운데 가장 유명하고 일반적이다. ‘삼신할머니’는 출산과 양육의 여신이며, ‘조왕’은 화로와 부엌의 수호신이다.

가신에는 할머니와 시어머니와 같은 가족의 조상도 포함된다. 조상은 쌀과 곡물로 채워진 항아리로 표상되며 일반적으로 안방의 장롱 위에 모셔진다. 이를 조상단지(조상 항아리) 또는 ‘부루단지’(부루는 한국의 건국신화에 등장하는 초대 임금 단군왕검의 장남, 부루태자의 이름에서 연유한다) 라고 부른다.

부루단지는 조상신을 모시는 항아리라는 뜻으로 조상단지, 신줏단지라 부르기도 한다. 단지 안에 곡식을 담아 주로 대청이나 안방의 농 위에, 그리고 부엌에다 모신다.

부루단지는 특정한 조상신이라기보다 가정의 윗대 조상신을 모신 항아리라고 인식된다. 시어머니나 시할머니가 모시던 것을 며느리가 대를 이어 물려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루단지는 곡식이 한 되도 채 들어가지 않는 작은 단지부터 서너 말들이의 큰 독까지 크기가 다양하다. 부루단지의 형태는 간단하게 단지 뚜껑만 덮기도 하지만 단지의 주둥이를 깨끗한 한지로 덮고 오색실로 묶은 뒤에 뚜껑을 덮어 놓은 형태가 많다. 정성을 들여 부루단지 뚜껑 위에 다시 고깔을 만들어 씌우고, 고깔 위에다 오색실이나 염주를 올려놓는 예도 있다. 두서 말들이의 큰 독을 부루독으로 신앙하는 경우에는 하얀 천으로 항아리의 입구를 덮은 뒤에 왼새끼 줄로 묶어 봉하고 그 위에 뚜껑을 덮는다.

현재까지도 집안의 부녀자를 중심으로 부루단지가 모셔지고 있다. 부루단지가 파손되거나 집안에 부정(不淨)한 사람이 있으면 ‘부정가시기’라고 하는 굿을 하고 나서 부루단지를 새로 조성한다.

부루단지를 위한 의례(儀禮)는 집안마다 다르지만 해마다 가을걷이가 끝나면 햅쌀을 정성스럽게 담는 점은 공통적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보리농사가 끝나면 묶은 쌀을 들어내고 햇보리로 갈아 넣는 예도 있어서 일 년에 두 번 단지 안의 곡식을 바꾸기도 한다.

곡식을 바꾸어 넣을 때는 무속인을 불러 비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개 부루단지를 모시는 부녀자가 직접 내용물을 바꾸어 담는다. 부루단지에서 꺼낸 곡식으로 밥을 지어 먹는데, 이 밥은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과 나누어 먹으면 복이 나간다는 속신(俗信)이 있어서 가족끼리만 먹는다.

때때로 부루단지 앞이나 뚜껑 위에 조과(造菓), 과일 등을 차려 놓기도 하고 햇곡식으로 음식을 만들거나 별미(別味)가 생기면 먼저 부루단지에 천신(薦新)하고 그다음에 가족들이 나누어 먹는다. 명절에는 메, 갱, 떡도 한 접시 차린다. 이와 같은 곡물과 음식 중심의 부루단지 신앙은 귀한 것을 조상님께 먼저 드려야 한다는 조령(祖靈)숭배 정신과 농경민족의 속성을 반영하는 곡령(穀靈) 숭배신앙의 복합적인 신앙형태로 볼 수 있다.

참여 작가 김경현은 원광대학교 조형미술학과 박사로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작가로 제 32회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대중에게 민중 화가로 유명한 김봉준은 조각·회화·판화 등 미술의 매체를 가리지 않고 다작하는 작가로, 그의 오랜 관심사인 생태주의와 우리 신화에 대한 연구를 작품 세계에 펼쳐내고 있다.

모용수는 한국화와 민화를 접목한 호랑이 그림으로 유명한 작가로, 문화체육부 주최 신미술대전 최우수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과 전시 경력이 있다.

문활람은 고려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와 동경예술대학 대학원에서 문화재보존수복학을 공부하였다. 미술과비평 제1회 대한민국선정작가전 우수작가 선정 및 대한민국현대미술대전 회화부 특선 3회(2007-2009)의 수상경력이 있으며 국내외 유수의 전시장과 아트페어에서의 전시 경력이 있다.

임서령은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박사로 현재 목원대학교 미술교육과 조교수로 재직중이다. 춘추미술상 등의 수상 경력과 약 480여 회의 국내외 단체전 및 기획초대전 경력이 있다.

박경화의 본업은 정신과전문의로 오랜 시간 사람들의 아픈 마음을 치유해왔다. 내담자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 자신의 에너지부터 단단하게 잘 채워야 한다고 생각한 그는 그 수단으로 그림을 선택했다. 진채와 옻칠을 가미한 회화작품을 선보이며 작가로서의 행보도 활발히 하고 있다.

설종보 작가는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과 마을 풍경을 화폭에 담아내는 서정적인 화가이다. 그의 그림은 바다 내음, 밥 냄새 폴폴 나는 소박하고 정겨운 그림으로 한편의 동화처럼 아름답고 따뜻하다. 현대국립미술관 미술은행, 문화관광부체육부, 경남도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홍경희는 국립 춘천박물관 금강산도 컨텐츠 자문위원으로, 프랑스문화원·스페인문화원 및 비엔나 벨트뮤지움 전시 참여 등 한국 민화의 미를 국제적으로 선보여 오고 있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무우수갤러리 양효주 학예실장은 “가족의 평안과 건강, 풍요를 기원하며 가신을 모시고 숭배하는 한국의 가정신앙은 우리 전통 민속 종교의 핵심적이고 필수적인 부분을 형성한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 들어 생업의 변화와 가옥의 개량, 그리고 터부시해야 할 미신으로만 여기는 까닭에 설 자리를 많이 잃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가신을 소중히 모시는 사람들이 있다. 신령과 인간 사이의 연과 오가는 뜻을 소중히 여기고 지키고자 하는 것이다. 이번 무우수갤러리에서 마련한 전시를 통해 우리네 일상 속에서 평범한 살림 문화로 남아있는 ‘부루단지’를 주목해 보고 한민족의 정신세계와 문화를 경험하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스포츠경향 손봉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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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준은 우리나라 민중 미술의 산증인이라 할만하다. 암울한 억압의 시대에도 그의 작품과 이름이 빛났지만 민주화가 어느 정도 진전된 지금도 그의 작품은 정신을 더욱 다지면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

40년 작가 생활을 정리해 보는 의미가 있다고나 할까. 그의 작품 전시회가 서울 인사동 무우수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8월 3일부터 15일까지 13일간이다. 사정이 있겠지만 좀 짧다는 생각이 가시지 않는다.

한국적인 것을 고집하는 그에게 8.15 광복절 날 전시회 막을 내리는 것은 상징적 의미가 없지 않을 것 같다. '고달파도 꽃길'이 전시회 이름이다. 고달프면 가시밭길이 되기 쉬운데 김 화백은 애써 꽃길임을 강조한다.

오늘(8월 6일) 오후 4시 전시회 열림식이 있다고 해서 짬을 내어 다녀왔다. 김봉준 화백과 한 약속을 지키는 의미도 있었다. 달포 전 그와 통화하면서 전시회 얘기를 듣고 한 번 올라가겠다고 했었다.

일반적으로 미술 작품 전시회는 개막식이라는 걸 한다. 떡과 음료를 준비하고 테이프 커팅을 곁들이기도 한다. 이 시간 작가의 지인들이 많이 찾게 된다. 김봉준 초대전은 이것을 우리말을 섞어 ‘열림’식이라 했다.

격식을 해체하고 전시실에 선 상태로 인사말을 하고 또 몇 사람이 축사를 했다. 소형 생수병을 각자 들고 건배를 했다. 축사는 자유언론실천재단 이부영 이사장과 연세대신화연구소 김선자 소장이 했다.

시민가수 안내규가 손수 기타를 치면서 신화를 주제로 노래를 불렀다. 그다음은 본격 토크쇼 시간이다. 김 화백과 장의영이 '신화소로 풀어보는 김봉준 미술'에 대해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면서 작품에 대해 묻고 해설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봉준은 작품뿐 아니라 글과 말도 보통 수준 이상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책을 섭렵하며 축적한 지식이 방대하다. 그가 쓴 책만도 10권이 넘는다. 개인전 기획전 등 전시회는 손으로 꼽을 수 없을 만큼 많다.

이번 열리는 김봉준 초대전은 무우수갤러리 3, 4층을 사용하고 있다. 3층은 '간절한 살림', 4층은 '간절한 나라'로 주제를 정하고 작품을 배열했다. 공통된 수식어 '간절한'에서 작가의 집중된 마음을 읽을 수 있겠다.

3층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은 사람을 비롯해서 여러 동물들의 상을 빚은 것들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대부분 질조각 가마소성 소조상이다. 바닥에 놓여 있고 역시 바닥에 표제판을 붙여 이해를 돕는다.

'간절한 나라'의 4층은 명칭 그대로 나라와 관계있는 작품들이다. 신화시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역사가 조각으로 펼쳐진다. 인물 조각이 숨을 쉬고 있다. I부 간절한 '살림'과 그래서 연결된다.

‘인권신화’와 ‘국가폭력 피해자들’은 바로 지금 우리의 이야기이다. ‘일제군폭력 피해 여인’과 ‘화천 대붕호 전쟁피해 희생자 위령제 설치 조각’(2018)은 우리의 현대사와 맞닿아 있는 작품이다.

김봉준의 예술은 사람에게서 출발한다. 소재로 등장하는 동물들도 어떻게 보면 인간의 도반(道伴)이다. 그곳에서 자유를 희원하는 예술혼은 가마솥처럼 뜨겁기만 하다. 그의 미술에서 뜨거움은 늘 주제와 연결된다.

판화로, 걸개그림으로 또 만화와 삽화로 붓의 영역을 주유해온 그가 조각으로 마지막 예술혼을 불태우고 있다. 그럼에도 변함없는 정신은 ‘민중’이요 또 ‘살림(생명)’이다. 예술에서의 정신은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

뛰어난 예술가와 한 시대를 같이 호흡한다는 것은 대단한 복이다. 서울 인사동 무우수갤러리 3, 4층은 한 예술가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을 확인하는 공간이다. 김봉준 예술에 있어서의 그 눈동자(睛)를 보고싶지 않은가.

예술을 보는 눈을 확대하고 싶은 사람, 민중 미술의 진수를 목도하고 싶은 사람, 소박함 속에서 세련미를 발견하고 싶은 사람은 꼭 가보기 바란다. 발품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다녀온 사람 보증한다.

취재부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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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일보 이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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