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벽화 · 암각화 연구 국내 최고’ 전호태 울산대 교수 ‘전각전’]
서예학원서 전서쓰기부터 시작
어느새 3년 … 정기 회원전도 가져
섬세한 작업덕 세부상황 잘 알게돼
앞으로 전각에 채색까지 더하고파
13~28일 서울 인사동서 초대전
전각석 · 탁본액자 · 족자 등 선봬
- 기자명고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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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12.0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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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 2023.12.06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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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면 12면
전호태 교수



울산대학교 역사문화학과 전호태 교수는 한국미술사의 출발점인 암각화와 고분벽화가 독립적인 연구 장르로 자리매김하도록 기초 자료를 정리하고, 연구 시각과 방법을 정립한 국내 최고 권위의 연구자다.
'고분벽화'와 '암각화' 연구로 잘 알려진 그가 전각전시를 펼친다. 이번 달 13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무우수갤러리에서 펼쳐지는 초대전 '고구려, 신화의 시대-돌에 새긴 고분벽화'다.
"전각을 오래전부터 한번 배워보고 싶었어요. 글자를 돌에 새긴다는 거, 내 이름을 한 번 새겨볼까? 했죠."
전각은 서예의 전서체로 나무나 돌에 새기는 것이어서 전 교수는 서예학원에 가서 전서 쓰기부터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전각을 배운 후에는 정기적인 회원전에도 참가했다. 그러길 어느새 3년. 2년 후쯤 은퇴기념전으로 개인전을 생각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생각보다 전시를 빨리 열게 됐다.
전시작들은 '고구려 신화'가 주제다.
신화의 주인공들, 신선이며 기이한 새와 짐승, 고구려 벽화고분 무덤 칸 천장 고임에 주로 그려진 것들이다.
벽화로는 얼굴 세부가 보이지 않거나, 옷이나 악기의 디테일이 생략된 상태인 게 많아 고민 끝에 눈이 없으면 눈을 넣는 식으로 세부적으로는 손보면서 새기기도 해 반은 창작, 반은 모사라고 할 수 있다.
고분벽화를 연구하면서 언젠가는 고구려 화가의 마음으로 한번 그려보고 싶었고, 돌에 새기면서 고구려 사람, 고구려 화가, 고구려 벽화고분의 주인공이 되는 그런 느낌도 받았다고 한다.
아무래도 돌에 새기는 게 힘도 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제대로 보지 못했던 고분벽화의 세부까지 상세히 알게 된 건 개인적인 성과였다.
수십 년 동안 벽화를 보면서 글을 쓴 까닭에 벽화를 세부적으로도 상당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작업을 통해 선의 미묘한 흐름, 색의 세부적인 변화까지 눈길을 줄 수 있어서 좋았다.
전 교수는 앞으로 그리는 작업도 해보려 한다. 채색이 더해진다는 점에서 돌에 새기는 것만큼 힘들겠지만 말이다. 또 서예 공부를 통해 여러 가지 서체를 골고루 익혔기 때문에 고구려, 발해와 관련한 역사 기록이나 금석문을 여러 서체로 쓰면서 역사적 경험을 해볼까하는 계획도 있다. 일종의 시간여행이 될 것 같다고 한다.
"연구자가 이런 데 손대느니, 연구를 더 심화시키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제가 하는 일종의 복원, 창작도 연구의 한 분야가 아닐지 싶어요. 아마 제 작업의 성과물은 한국 미술의 여러 분야 창작자에게도 자극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고, K-콘텐츠를 풍부하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번 전시에서는 전각석 작품 40개, 신선, 기이한 새와 짐승들이 담긴 탁본 액자 11개, 광개토왕 비문 서예 족자 2점을 펼친다.
작품 사진에 시를 넣고, 간단한 에세이 스타일의 글을 덧붙여 관객들이 좀 더 편하게 고구려 신화의 주인공들과 감성적으로 만나게 하기 위한 이색 도록도 냈다.
한편 전호태 교수는 연합뉴스와 서울역사박물관이 공동 주최한 고구려 고분벽화 특별전을 시작으로 국립중앙박물관과 국제교류재단이 주관하는 고구려전 등 2006년부터 고구려, 혹은 고구려 고분벽화를 주제로 하는 전시를 기획, 감독하기도 했다. 서울대학교 국사학과와 같은 대학 대학원을 마쳤다. 문학박사.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울산대학교 박물관장과 대학기록관장, 미국 U.C.버클리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 방문 교수, 문화재청 문화재 감정위원과 전문위원, 한국암각화학회장을 역임하였다. 현재 울산대학교 역사문화학과 교수 겸 반구대암각화유적보존연구소장으로 있다.
고은정 기자 kowriter1@iusm.co.kr
출처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https://www.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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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벽화 · 암각화 연구 국내 최고’ 전호태 울산대 교수 ‘전각전’]
서예학원서 전서쓰기부터 시작
어느새 3년 … 정기 회원전도 가져
섬세한 작업덕 세부상황 잘 알게돼
앞으로 전각에 채색까지 더하고파
13~28일 서울 인사동서 초대전
전각석 · 탁본액자 · 족자 등 선봬
전호태 교수
울산대학교 역사문화학과 전호태 교수는 한국미술사의 출발점인 암각화와 고분벽화가 독립적인 연구 장르로 자리매김하도록 기초 자료를 정리하고, 연구 시각과 방법을 정립한 국내 최고 권위의 연구자다.
'고분벽화'와 '암각화' 연구로 잘 알려진 그가 전각전시를 펼친다. 이번 달 13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무우수갤러리에서 펼쳐지는 초대전 '고구려, 신화의 시대-돌에 새긴 고분벽화'다.
"전각을 오래전부터 한번 배워보고 싶었어요. 글자를 돌에 새긴다는 거, 내 이름을 한 번 새겨볼까? 했죠."
전각은 서예의 전서체로 나무나 돌에 새기는 것이어서 전 교수는 서예학원에 가서 전서 쓰기부터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전각을 배운 후에는 정기적인 회원전에도 참가했다. 그러길 어느새 3년. 2년 후쯤 은퇴기념전으로 개인전을 생각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생각보다 전시를 빨리 열게 됐다.
전시작들은 '고구려 신화'가 주제다.
신화의 주인공들, 신선이며 기이한 새와 짐승, 고구려 벽화고분 무덤 칸 천장 고임에 주로 그려진 것들이다.
벽화로는 얼굴 세부가 보이지 않거나, 옷이나 악기의 디테일이 생략된 상태인 게 많아 고민 끝에 눈이 없으면 눈을 넣는 식으로 세부적으로는 손보면서 새기기도 해 반은 창작, 반은 모사라고 할 수 있다.
고분벽화를 연구하면서 언젠가는 고구려 화가의 마음으로 한번 그려보고 싶었고, 돌에 새기면서 고구려 사람, 고구려 화가, 고구려 벽화고분의 주인공이 되는 그런 느낌도 받았다고 한다.
아무래도 돌에 새기는 게 힘도 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제대로 보지 못했던 고분벽화의 세부까지 상세히 알게 된 건 개인적인 성과였다.
수십 년 동안 벽화를 보면서 글을 쓴 까닭에 벽화를 세부적으로도 상당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작업을 통해 선의 미묘한 흐름, 색의 세부적인 변화까지 눈길을 줄 수 있어서 좋았다.
전 교수는 앞으로 그리는 작업도 해보려 한다. 채색이 더해진다는 점에서 돌에 새기는 것만큼 힘들겠지만 말이다. 또 서예 공부를 통해 여러 가지 서체를 골고루 익혔기 때문에 고구려, 발해와 관련한 역사 기록이나 금석문을 여러 서체로 쓰면서 역사적 경험을 해볼까하는 계획도 있다. 일종의 시간여행이 될 것 같다고 한다.
"연구자가 이런 데 손대느니, 연구를 더 심화시키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제가 하는 일종의 복원, 창작도 연구의 한 분야가 아닐지 싶어요. 아마 제 작업의 성과물은 한국 미술의 여러 분야 창작자에게도 자극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고, K-콘텐츠를 풍부하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번 전시에서는 전각석 작품 40개, 신선, 기이한 새와 짐승들이 담긴 탁본 액자 11개, 광개토왕 비문 서예 족자 2점을 펼친다.
작품 사진에 시를 넣고, 간단한 에세이 스타일의 글을 덧붙여 관객들이 좀 더 편하게 고구려 신화의 주인공들과 감성적으로 만나게 하기 위한 이색 도록도 냈다.
한편 전호태 교수는 연합뉴스와 서울역사박물관이 공동 주최한 고구려 고분벽화 특별전을 시작으로 국립중앙박물관과 국제교류재단이 주관하는 고구려전 등 2006년부터 고구려, 혹은 고구려 고분벽화를 주제로 하는 전시를 기획, 감독하기도 했다. 서울대학교 국사학과와 같은 대학 대학원을 마쳤다. 문학박사.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울산대학교 박물관장과 대학기록관장, 미국 U.C.버클리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 방문 교수, 문화재청 문화재 감정위원과 전문위원, 한국암각화학회장을 역임하였다. 현재 울산대학교 역사문화학과 교수 겸 반구대암각화유적보존연구소장으로 있다.
고은정 기자 kowriter1@iusm.co.kr
출처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https://www.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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