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짓 한글
Sound & Graphics Hangul

2021.10.8~10.17  무우수갤러리 3-4F


큰멋, 큰얼, 큰맛

멋짓한글




무우수갤러리 학예실장 양효주


태어난지 6백여년 된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어린 글자이다.  

그러나 움운학에 의거한 완벽한 분류, 순한 소리에서 거친 소리로 가는 형태 변화 등 다른 글자체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체계와 형태를 지니며 형이상학적인 뜻을 내포한 글자로 세계에서 가장 웅숭깊은 멋을 지닌 글자이다.

《훈민정음해례》에 따르면 한글은 소리가 나오는 입속 모양을 본떠서 만들었다. 가장 순한 소리를 내는 ㄱ,ㄴ,ㅁ,ㅅ,ㅇ 을 기본 닿자로 하고 이 기본 닿자에 소리내는 힘이 세어지는 차례대로 줄기를 하나씩 덧붙이는 구조를 갖는다. 곧 ㄱ,ㅋ,ㄲ/ㄴ,ㄷ,ㅌ,ㄸ/ㅁ,ㅂ,ㅍ,ㅃ/ㅅ,ㅈ,ㅊ,ㅉ 식이다. 여기에 둥근 점과 가로줄기 세로줄기를 기본꼴로 한 홀자 21개를 조합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 원리에 태극 음양오행의 심오한 묘리가 심겨 있단 사실이다. 바로 천지인이라는 우주의 반영인데 ‘.’ 은 하늘의 상징이요, ‘ㅡ’ 는 땅을 기호화한 것이며, ‘ㅣ’는 사람의 표상이다. 천지의 모든 도리가 음양오행의 이치로 되어있고, 사람의 소리도 그 음양오행 이치에 본을 두며, 글자란 우주 생명의 표상이자 만물의 소리를 다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이 바탕을 이룬다.1)

한편, 한글은 굉장히 미래적인 글자이기도 하다. 점, 가로선, 세로선, 빗금, 동그라미라는 순수 기하학적 조형 요소로 이루어진 한글꼴은 그 모양이 매우 단순하고 모던하다. 상하·좌우 대칭의 원리가 적용되어 전체적인 조화와 리듬감이 좋아 시각적으로 명확히 구분되며 판독성과 가독성 또한 우수하다. 또한 자유로운 전환이 가능하여 응용과 변화가 무궁무진하기까지 하다. 가히 한글은 “우주-자연-사람과의 어울림을 실천한 큰 디자인”(안상수) 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한글 디자인의 에토스(ethos)는 세종대왕의 큰 슬기와 사랑에서 비롯됐다. 

훈민정음 해례본 첫머리에 명시된 한글 창제의 세 가지 기본 정신을 살펴보면 첫째는 ‘異(다름)’이고 둘째는 ‘憫(어엿비 여김)’이며 셋째는 ‘易(쉬움)’이다. 세종대왕은 소통이 안 되어 억울한 일을 당해도 제 뜻을 펴지 못하는 어리석은 백성들을 보며 우리말이 중국말과 다름을 깨닫고, 이를 안타깝게 여겼으며, 제 말에 마땅하고 제스러운 글자 창조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탄생한 한글은 과연 혁명적인 사건이었다. 수 천자를 해독해야지만 글을 읽을 수 있는 환자 환경에서 감히 글자를 배울 엄두도 여력도 없었던 백성들이 한글로 말미암아 문맹의 어둠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소수 지배자만 배우고 쓸 수 있었던 글자를 누구나 쉽게 읽고 쓸 수 있게 되면서 대중 교육 또한 가능해졌다. 이는 한반도에서 처음 일었던 근대의 경험이자 인본주의의 실천인 것이다.

이처럼 큰 생각과 큰 마음에서 창제된 한글은 세계 언어학계로부터 놀라운 평가와 큰 찬가를 받는다. 예술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많은 디자이너와 예술가들이 한글을 모티프로 평면, 조형, 영상, 설치 등의 미술작품을 선보이며 한글이 지닌 예술성을 폭넓게 실험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캘리그라피와 타이포그라피이다. 

캘리그라피와 타이포그라피는 글자라는 질료를 바탕으로 하는 표현예술로 글자를 통해서 인간의 감성을 순수하고 압축시켜 표현한다. 

캘리그라피는 넓은 의미로 펜이나 붓을 사용하여 즉흥적인 육필로 조형적으로 아름답게 묘사하는 기술 혹은 묘사된 글자를 말한다. 서양에서는 주로 아름다운 글씨, 능서(펜맨쉽)를 의미하는데 종교 밀사들이 제작한 아름다운 성서 필사본을 떠올려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동양에서는 보통 서예를 의미한다. 역시 초기에는 중국을 중심으로 하여 불경의 전파와 역사기록에 주로 사용되었으나2)   동양의 사상과 예술에 지대한 영향을 주며 동양문화권의 정체성 형성에 커다란 역할을 하였다. 

한편 서구사회에서의 캘리그라피는 신 중심의 중세시대가 저물고 인본주의가 싹트면서 19세기까지 힘을 잃고 사실상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다 20세기에 들어서 추상표현주의 미술가들에 의해 새롭게 부활했다. 1950년대에 뉴욕과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한 화가들이 더 이상 대상을 닮게 재현하기를 거부하고 점이나 선 같은 순수한 형태 표현을 강조한 추상표현주의를 표방하면서 캘리그라피가 지닌 기호성과 역동성, 그리고 암시적인 표현력이 재인식 됐다. 널리 알려져 있기로 칸딘스키, 클레, 미로가 부호와 글씨에 큰 관심을 보였는데, 이들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즉흥성과 우연성 그리고 리듬감은 동양의 캘리그라피에서 볼 수 있는 인간적이고 감성적인 감각과 직관적 사고와도 연결해 볼 수 있다. 

타이포그라피(Typography)는 라틴어 ‘typographia’에 어원을 두는 말로 ‘두드림’, ‘두드려서 만든 부호’, ‘도형’이란 뜻을 갖는 그리스어의 ‘typo(s)’와 ‘쓰기’ 또는 ‘그리기’란 뜻을 가진 ‘graphia’가 합쳐진 단어이다. 곧 활자로 그리기 혹은 활자로 쓰기인데 좁은 의미로 정의하면 활판 인쇄술이다.3)

현대 타이포그래피는 문학, 회화, 건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으면서 발전해 왔는데, 그 시발점은 2차대전 후 독일에서 시작된 구체시(concrete poesie)의 시도들로 본다. 다다의 철자시, 말라르메나 기욤 아폴리네르의 칼리그람은 글자를 소리로부터 파생하는 보충 의미가 아닌 물성으로서 규정하였다.4) 이는 읽혀지기 위함이 아닌 ‘보여지는 대상’으로서 문자를 이해한 것으로 지면 위에 인쇄된 활자 자체의 인상과 형태적 물성에 집중한 것이다.

사물화된 활자는 단순한 글자소가 아닌 넓은 의미에서 색채, 음향, 공간, 시간, 향기 등의 공감각을 내포한다. 오늘날의 타이포그라피는 이러한 공감각 속성을 가진 낱말, 부호, 기호, 숫자, 상형 이미지들의 총칭으로 인식된다. 

현대 타이포그라피는 활자라는 재질과 활자와 활자 사이의 관계, 나아가 소리와 그림 사이의 관계를 탐색하며 낱말의 의미를 의도적으로 변형시킨 표현이라든가 아예 의미를 지워버린 추상적인 표현, 혹은 이 방법들을 이중적으로 중충화한 표현을 다양한 미디어와 결합하여 실험한다. 이제 글자는 소통이라는 일차적 목적 수행을 너머서 ‘놀이’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디자인의 우리말은 ‘멋지음’, ‘멋짓’이다. 어떤 생각을 어떤 꼴로 만들 때 ‘지음’이라 하는데 그것을 멋스럽게 꾸미어 창조하면 멋짓이 된다. 시각다지인을 우리말로 하면 봄멋짓이 되고 패션디자인을 우리말로 하면 옷멋짓이 된다. 고로 캘리그라피와 타이포그라피는 글꼴멋짓이다. 

이번 무우수갤러리에서 한글전을 기념하여 마련한 전시 <멋짓한글>을 통해 한글의 뛰어난 예술성을 탐색한 다양한 글꼴멋짓을 만나보길 바란다.




  1) 안상수, 「한글 디자인과 ‘어울림’」, 한국디자인학회, Vol.17 No.3, 2004.  

  2) 박진희, 「캘리그래피(Calligraphy)의 조형성을 활용한 감성이미지의 시각표현연구 : 수묵기법을 중심으로」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대학원 정보디자인과 석사학위청구논문, 2004. 

  3) 안병학, 「그라마톨로지와 타이포그라피의 글자 개념으로 본 ‘글자 놀이’ 연구」, 홍익대학교 대학원 시각디자인과 석사학위청구논문, 2001.

  4)김지현, 「타이포그라피의 예술적 관점에서 본 구체시의 정신성과 조형성에 관한 연구」, 홍익대학교 대학원 시각디자인과 석사학위청구논문, 2006.


캘리그라피 Calligraphy

여태명


옛날 6.25때 전라도출신 아들놈이 군대를 갔었는디 비오는날 밤 보초병과의 사연, 너는 누구냐 했을때 그날 암호(열쇠)를 말해야 하는데 갑자기 (열쇠)라는 말이 떠오르질 않아 전라도 사투리로 (쇳대)라고 말한 사연을 “이병천 글쟁이”는 [ 쇳대도 긴디 쇳대도 긴디 염소가 맴생이요 맴생이가 염소 앙기냐 거위가 때까우요 때까우가 거위란다 서랍은 빼다지요 빼다지가 서랍이니 쇳대가 열쇠 앙긴 세상도 있드란 말이냐 쇳대가 짐승이냐 쇳대가 도동놈이냐 쇳대가 인민군이냐 긔앙기면 때국놈이냐 말을 쪼까 혀보거라 깜밥허고 누름밥도 가납못허는 천하으 싸가지 없는 새깽아 ] 라고 하여 판소리명창 왕기석 선생의 소리를 들으며 옛날 어려웠던 시절을 해학적으로 표현한 글에 감동을 받아 여태명의 민중미의식으로 작품화 하였다.

이천이십일년 구월 이병천선생의 전주사투리타령 쇳대도 긴디 중에서 흰바위 

- 여태명작 -


이일구


예술은 바로 작가 자신의 발현, 혹은 생의 자각이라 할 수 있는데 거기에는 작가의 강렬한 감성 작용과 다양한 사회적 기능이 내포되어 있다. 그러므로 예술 작품에는 그 시대 그 사회의 사상 등을 내포하고 있다. 새로운 예술로 등장한 캘리그라피는 전통에서 머물러 있던 서예술을 새롭게 등장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주로 서예는 작품 제작에 한정되어 있는 것에 반해, 캘리그라피는 사람들의 일상생활 영역에 접근하여 다양하게 사용된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세종대왕이 편찬한 우리의 한글은 대한민국의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세계적 관심도가 높은 아름다운 조형문자이다. 한글 문자를 활용한 TV타이틀을 비롯하여 영화타이틀, 패케지디자인, 광고디자인, 상품로고, 간판에 이르기까지 여러 방면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재료, 도구 등을 다양하게 활용하여 자유롭게 제작되기 때문에 사람들의 감성을 자아내고 있는 새로운 예술영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상업성으로 접근하는 것이 캘리그라피의 본질이 아니라 회화로서 기능과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한 일일 것이다. 캘리그라피는 한글 문자의 조형성은 물론 서예적 본질에 바탕에 두고 재료나 도구, 구도, 표현방식 등 다양한 회화 영역으로 접근하여 작품제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하나의 예술로 사람들을 감동시키기에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사회적으로 요구하고 필요로 하는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작가의 생명이요 사명이라는 것을 알기에 오늘도 붓을 들고 화선지 앞에 다가간다. 

- 이일구 작가노트 -


김성태


아주 오래 전에 광화문의 교보문고 글판을 쓴 기억이 있는데, 올가을 100번째 옷을 갈아 입었다 한다. 이번 가을의 옷은 BTS의 노랫말에서 따온 “춤만큼은 마음 가는대로 허락은 필요 없어” 다. 지금까지 글판에 올라온 100가지 시 중에 최고로 꼽은 시가 나태주 시인의 “풀꽃” 이라는 설문 조사를 읽었던 기억이 난다. 시인의 풀꽃 연작시 중 하나와 우리나라 프로 야구계의 전설 이승엽 선수의 평생 좌우명을 이 가을 코로나로 지친 여러분께 선물한다.

- 김성태 작가노트 -


오민준


엉뚱한 접근과 상상을 표현하다.

한글은 세계 여러 기관과 학자들이 인정한 과학적이면서도 독창적인 세계적으로 우수한 우리 문자다. 객관적 정보를 전달하여 읽는 글자가 아닌 보고 느끼고 상상하는 나만의 언어로 재해석하여 예술적인 기법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천지인(하늘, 땅, 사람)의 창제원리에서 음양의 조화를 이끌어내고 서예의 ‘선과 여백의 미’에 중점을 두고 작업을 했다.

작가는 자신만의 특색이 담긴 작품을 하기 위해 끊임없이 다양한 시도를 한다. 표현 방법의 다변화를 위해 무수한 재료 및 도구와 씨름하고 독창적인 자형을 만들기 위해 공간과 사투를 벌이면서 몸부림친다. 그 과정에서 발견된 표현 요소들은 모두 작가의 색이 된다. 창작은 발상의 전환과 관점의 다각화를 통해 작품 속 공간으로 들어가 그 곳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작품 속에서 내가 만드는 이야기와 메시지는 다양한 표현 요소들을 통해 드러난다. 마치 배우들이 치밀하게 짜인 대본과 감독의 지시에 따라 적절한 목소리와 몸짓으로 맡은 역할을 연기하고 이야기를 완성하는 것과 같다. 

이번 전시에서 내가 하고픈 이야기는 하나다. 엉뚱한 접근과 상상. 거기에 정답이란 없다. 그저 이 시대가 요구하는 현대미를 찾아가는 하나의 과정일 뿐이므로. 

2021년 9월 15일 고전주의 작가 오민준

- 오민준 작가노트 -


이상현


붓글씨라고 하면 우리는 서예를 연상케 한다. 진부하다는 선입관을 가져온 우리의 서예가 현대사회와 소통하면서 캘리그라피(Calligraphy) 라는 이름으로 요즘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캘리그라피(Calligraphy)는 의미전달의 수단인 문자의 본뜻에 글자 자체의 순수한 조형미를 더한 것이다. 유연하고 자유분방한 선, 글자 자체의 독특한 번짐 효과, 여백의 균형미 등 순수 조형의 관점에서 보는 서체예술은 통상 기계적인 표현이 아닌 손으로 쓴 아름답고 개성 있는 글자체를 지칭하며 나아가 예술로써 승화되는 도전을 하고 있다. 캘리그라피를 통해 생각과 감정을 효과적이고도 예술적으로 전할 수 있다. 예술로서의 글씨와 문자전달로서의 글씨를 가늠하는 관건은 생각과 감정이 작품 속에 얼마나 성공적으로 이입되었는가의 여부에 달려있다. 이러한 감정의 이입을 위하여 다양한 형식을 동원하여 표현함으로써 예술적인 심미감을 자극하게 된다. 적절한 형식과 내용이 갖추어진 글씨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느끼게도 하고 작가의 감정을 경험하도록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조건이 만족 될 때 글씨는 비로소 예술이 될 것이다.

- 이상현 작가노트 -


타이포그라피 Typography

김윤태


소리를 내면 한글 자소 ‘ㅇ’과 ‘ㅏ’가 조합되어 ‘아’, ‘우’, ‘ㅎ’, ‘어’, ‘오’가 만들어집니다.

훈민정음 제자해에는 한글의 조합 원리와 철학이 나와 있습니다. 그중 ‘ㅁ, ㅅ, ㄱ, ㄴ, ㅇ’이 궁상각치우(도레미솔라) 다섯 음에 해당한다는 글에서 착안하여 만든 작업입니다. 설치된 마이크에 도레미솔라 다섯 음을 내면 각 음에 해당하는 한글 이미지가 나타납니다. 다섯 음을 내는 악기나 스마트폰 어플이 없으면 목소리도 좋습니다. 목소리로 정확한 음을 낼 수는 없지만, ‘소리글자’라는 한글의 특성과 조합 원리를 몸으로 직접 경험할 수 있습니다. 

- 김윤태 작가노트 -


이한주


한글이 갖고 있는 우수성 중에서 으뜸은 자모자소의‘조합’을 통한 소리의 구현이다. 뜻 글자가 아닌 ‘소리표현글자’이다. 이 조합은 훈민정음 반포시기에 28자 중 사라진 4자 와 복자음, 복모음까지도 형태 구성을 하면 거의 대부분의 발음(소리)를 기록하고 읽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이번 전시를 통해 자유드로잉과 기하학적 요소를 중점으로 ‘확장’으로서의 한글을  ‘놀이’로 표현해 보았다.

- 이한주 작가노트 -


Section 1. 그림한글 ‘한주 a week’

문자도, 그림문자는 동서고금에 두루 사용하는 표현 방법이다. 글씨 안의 패턴 또는 그림, 그림의 형태를 통한 글씨는 흥미있는 방법이다.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과 감정을 글자 피규어에 넣는 방법으로 ‘요일’을 표현 했다.


Section 2. 덩어리한글

육각형은 구조적으로 가장 안정된 형태이며 확장성에서 완벽한 도형이다.

평면적으로는 6각형이며 입체적으로는 6면체인 이 도형을 활용하여 한글 자모의 그리드로 설정해 보았다.

한글자모를 통한 패턴을 만들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Section 3. 돌린한글

한글의 자모를 회전시켜 입체를 만들어 문자를 도형으로 활용할 수 있다. 각 도형은 ‘조합’을 통해 새로운 형태를 만들 수 있다.

정보전달과 이미지를 간결한 방식으로 사용 할 수 있는 사용법을 제안한다. 


이철민


책장을 도화 한 장식으로서의 책가도이다. 시대의 풍미와 관심도 문화와 취향을 담은 이야기로서의 이미지를 뽑으라고 한다면 당연 책가도를 들 수 있겠다. 책가도는 잘 짜인 공간 안에 작자의 취향 혹은 화주의 심상을 잘 녹여 넣어 다양하게 이야기를 숨길 수 있는 비밀의 그림 책장이기도 하다. 옛 화가들은 이런 서랍 구조의 방식을 즐겼다. 공간과 공간 사이에 드러낼 것과 숨길 것들을 은유처럼 묻혀 낼 수 있으니 현대 미술가인 나에게도 여간 재미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보시는 분들도 재미있게 칸과 칸 요소와 요소 사이를 뜯어보며 때론 병렬로 때론 직렬로 늘어선 이야기들을 잘 엮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책가도 20획은 책장 칸칸마다 작가의 기물들과 더불어 한글의 가장 많은 획의 조합 글자를 넣어 만든 것인데 대부분  응집된 독립적 의미가 없는 자소들이지만, 가장 소리를 지를 수 있는 낱글자들이다. 뾃, 뾆, 쀏, 쀒(총 20획) 뾂, 쀎, 뾅, 쀑, 뾇, 쀓(총 19획)뾄, 쀐(총 18획) 등 작게 보면 한 덩어리들로 보이는 이 낱글자들에게서 그 단단함 들을 즐겨 볼 수 있다. 아무런 뜻이 없는 지름 같은 글자들이지만, 눈여겨보면 각각의 의미가 다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 이철민 작가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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