遭遇 조우

2021.9.1~9.12  무우수갤러리 3-4F


Fine Ceramics

Fine Fun

Fine Thoughts



무우수갤러리 학예실장 양효주


오늘날 도자 조각(Ceramic Sculpture)은 현대 미술에서 필수적인 장르로 인식되고 있다.


흙이 주는 부드러움과 유연성, 유약과 안료에 따라 달라지는 다양한 색감은 다른 재료의 조각과는 구별되는 도자 조각만의 독특함으로1) 팝 아트, 미니멀리즘, 매스 미디어와 결합하며 현대 미술의 지평을 다채롭게 확장해 나가는 중이다.

전통도예가 새로운 조형 형식의 예술로 발전하기 시작한 때는 제 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던 추상표현주의 미학에 동참하면서부터이다. 미국의 도예가들은 추상 표현주의의 특성들을 도예에 대입하기 시작했다. 도예의 가치를 실용성이나 기능성에만 한정하지 않고 독자적인 조형예술로의 가치를 모색하면서 회화적인 표현성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전통에 얽매인 공예의 범주에서 벗어나 예술가의 심미성과 철학을 드러내는 표현 매체로서의 가능성을 모색한 것이다.

1940년대는 조각계에 새로운 관심사들이 등장하는데, 조화되지 않은 요소들을 사용하는 독특한 조각적 통합을 탐구하였다. 1950년대에는 이른바 ‘점토 혁명’이 일어나면서 점토를 하나의 물질로만 보았던 과거의 관습에서 과감하게 탈피하여 그것을 무한한 표현 매체로 보는 변혁을 가져왔다.

이러한 점토에 대한 인식변화는 피카소와 샤갈, 미로와 같은 화가들의 기여도 한몫했다. 전문 도공이 아닌 화가들이 선보인 도자 조각은 많은 도예가들에게 발상의 전환을 꾀하게 했다.2)


“손을 대는 순간 점토는 움직인다. 도예가는 점토와 춤추는 법을 배워야 한다”

(피터 불코스 Peter Voulkos)


이러한 배경 속에서 1960년대에 도자 조각이라는 새로운 예술 언어가 수립되었다. 이후 도자 조각은 예술적 표현에 있어서 두 가지 양상을 띠면서 발전했다. 첫째는 추상표현주의의 영향을 받아 점토에서 자연스럽게 발현되는 이미지의 추상적이고 반복적인 패턴을 표현하려는 노력이고, 둘째는 팝아트의 개념을 도입하여 냉소적인 이미지를 사실적으로 전달함과 동시에 펑크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3) 정리하면 작가가 직관적으로 인지한 아름다움의 표현, 혹은 작가의 심미성을 바탕으로 한 내면세계의 형상화라고 할 수 있겠다.



동물권 탐색

이러한 도자 조각 발전사의 맥락 속에서 작가 주후식과 박준상은 독특한 도조세계를 창조해오고 있다.

개를 소재로 한 주후식의 작품은 첫눈에 사로잡는 아름다움과 익살스러움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웃음 짓게 만든다. 작가의 섬세한 관찰력과 감수성이 돋보인다.

그러나 오브제에 심긴 작가의 메시지를 들어 보면 마냥 시각적 아름다움만을 향유하고자 했던 태도가 얼마나 가벼운 것이었는가를 깨닫게 된다.

저마다 생생한 포즈와 표정을 지어 보이는 개들에게 받는 귀엽고 깜찍한 인상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일방적인 반응일 수 있다는 게 작가의 생각이다.

하여 그의 작업은 그의 말마따나 인간의 이러한 일방적인 인상과 반응 때문에 혹 소외되고 왜곡되어 있을지 모를 개의 입장을 주지시키는 데에 있다.

이러한 그의 예술관은 얼른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플러쉬』4) 를 떠올린다.

강아지 “플러쉬는 생각한다.” 소설에 등장하는 구절이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데카르트의 유명한 명제를 전복하고 있는 이 문장은 동물이 항상 열등하다고 여기는 전통적인 과학과 철학의 권위에 도전한다. 주후식의 예술은 이처럼 인간이 동물에게 일방적으로 투사(project) 하고 이식(transplant)한 의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관람자로 하여금 미적 상상력을 더해 동물의 의식과 주체성의 가능성을 가늠케 한다.



인간과 동물 사이의 이타성과 연대

인간과 동등한 지구의 공동 구성원으로서 동물의 지위와 권리를 탐색하는 일은 박준상의 예술에서도 엿보인다.

박준상은 자연이라는 거대한 모체를 사슴, 새, 원숭이 등의 대변체에 이입시켜 인간이 자연을 주체가 아닌 도구로서 해석하려 하는 점을 비판한다.5) 점토와 기계적 구조물로 표현한 몸체는 인간의 기계론적 시각을 꼬집는 것으로, 상이한 두 요소가 상호 침투하고 또 대립하며 변증법적인 긴장 구조를 만들어낸다. 이는 -작가의 말에 따르면- 상반되는 느낌들의 대비를 통해 그칠 줄 모르는 인간의 독선적인 해석과 그로 인해 위태로워진 자연의 존재를 나타6) 내고자 함이다.


“자기가 소속되어 있는 종의 이익을 옹호하고, 다른 종의 이익을 배척하는 편견 또는 왜곡된 태도”

(피터 싱어 Peter Singer)


그의 ‘기계-새’를 보노라면 전쟁과 물질문명에 대한 반동이자 대항적 정신으로 무장한 다다이스트의 작품과 오버랩 된다.

기계를 자신의 페르소나로 삼았으나 실은 당시의 물질문명과 대공황과 허무주의에 따른 저항의 예술 운동을 펼쳤던 전위 예술가들. 이들의 예술이 통일되지 않은 형식성과 모순성을 띠는 것은 기계화에 따른 심리적 · 육체적 외상의 표현, 즉 당시의 정신적 공황을 대변하는 것이었음을.

이처럼 도덕 가치의 타락과 물결치는 혼동 속에서 새로운 의지를 다지고 새로운 윤리관을 세우고자 한 다다이스트의 절규와 몸부림을 나는 박준상의 작품에서 확인한다. 그는 인간과 비인간이 어떻게 올바로 관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인간과 비인간의 계층적 위계에 대한 비판적 재검토를 요청한다. 지구의 핵심 주체로서 동질성을 공유하고, 또 필연적인 다름에 대해선 정중함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고 말이다.





1) 주후식, 「기하학적 형태를 통한 도조작품 제작 연구-본인 작품을 중심으로」, 동국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석사학위청구논문, 2007, 9쪽.

2) 모인숙, 「점토 표현의 확장으로서 추상표현주의 도자」, 한국도자학연구, Vol.4 No2, 2008, 14쪽 참고.

3) 남미경, 「1960년대 이후 미국의 구상적 도자 조각 표현양식에 관한 연구」, 한국디자인문화학회, 디자인학연구집 제7권 제1호, 2001, 117쪽.

4)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의 『플러쉬: 전기』(Flush: A Biography, 1933)는 영국 빅토리아 시대 저명한 여류 시인인 엘리자베스 바렛 브라우닝(Elizabeth Barrett Browning)의 반려견인 플러쉬(Flush)의 일생과 개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바렛 브라우닝에 관한 이야기이다.

5) 박준상, 「기계론적 세계관의 시각으로 표현한 도자조형연구-사슴의 형태를 중심으로」, 국민대학교 대학원 도예학과 석사학위청구논문, 2007, 2쪽.

6) 박준상, 위의 글, 32쪽.

주후식

마치 살아있는 듯 생생하게 저마다의 포즈와 표정을 지어보이는 견종들의 첫인상은 귀엽고 깜찍하고 예쁘다. 

그러나 이는 인간의 일방적인 인상이며 반응 일 수 있다. 개를 매개로 한 내 작업의 관심은 이러한 인간의 일방적인 인상과 반응, 그리고 이 때문에 소외되고 있을지 모를 개의 입장을 주지시키는 데에 있다. 동물의 눈에 비친 인간세계를 풍자한 조지 오월의 (동물농장)과도 통한다. 개를 소재로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을 폭로하고 풍자하는 역설적 표현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외관상 개를 소재로 한 것이지만, 사실은 개를 통해서 인간을 이야기하고, 인간의 삶을 이야기하고, 사회를 이야기하고, 존재를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작가의 노트 중에서- 

박준상

인간이 만들어낸 차가운 이미지(기계)들을 동물에 결합시킨다. 어떤 면으로 보자면 보완적이고도 진보적인 느낌이 들기도 하 며 또 어떤 방향으로 보자면 분해된 해체적 심상으로 전해지기 도 한다. 나는 이런 양분화 된 느낌이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라 생각한다. 비단 자연과 인간의 이야기를 내려 놓고라도, 나와 너, 인간과 사회, 사람과 사람들 사이에서 존재하는 어떠한 관계 (…) 어떠 한 구조 속에서 서로는 무엇을 바꾸려하고 무엇을 지켜내려 하 는가? 이런 질문들 속에서 나는 철저하게 아름다움을 쫓고자 한다. 차가운 아름다움. 이 시린 감성이, 양분화된 관계 정의의 방향 성에 대한 나의 질문의 파동의 시작이다.

-작가의 노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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