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우수갤러리 기획초대전


서칠교 작가가 만난

간다라


일시 : 2025.10.02-10.23

장소 : 무우수갤러리/인사동길 19-2 와담빌딩 3-4F

시간 : 10:00 - 18:00 무료관람




 전시서문



서칠교 작가가 만난 간다라


1985년 부터 나는 우리불교미술 특히 불상의 원류를 찾아 경주 석굴암에서 부터 간다라의 페샤와르, 탁실라와 인도의 4성지를 비롯한 남인도의 아잔타 등 석굴사원을, 1989년 부터는 중국의 서안, 돈황, 쿠챠 그리고 파밀고원을 넘어 간다라를 넘나드는 실크로드(서역)의 학술조사를 계속 이어왔다. 이 여정의 한자락에 서칠교 작가와 여러차례 함께 해왔다. 이 실크로드의 간다라를 서칠교 작가는 이번 조각•사진 전시를 통해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어 기쁘게 생각하는 바이다.


서칠교 작가는 불교조각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그 근원을 향한 학문적·예술적 열망을 멈추지 않았다. 2025년 2월, 한국미술사연구소가 주관한 간다라 학술답사에 참여한 그는, 단순히 유적을 관람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대 장인들과의 대화를 시도하는 진지한 태도로 현장에 임했다. 간다라의 석불 앞에서 그는 조각가의 눈으로, 또 연구자의 마음으로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를 놓았다.


그가 현장에서 느낀 감동은 곧 사진과 조각이라는 새로운 언어로 환생하였다. 돌의 무게, 빛의 흐름, 종교적 울림을 담아낸 그의 작업은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시대를 초월한 대화의 기록이자 불교조각이 지닌 보편적 가치를 오늘에 다시 묻는 진지한 응답이다.


이러한 시도가 단순히 한 작가의 개인적 체험에 머무르지 않고, 한국 불교조각의 현재와 미래를 밝히는 소중한 이정표가 되리라 믿는다. 서칠교 작가의 작품 앞에 선 이들은, 간다라의 깊은 숨결과 함께, 그가 오늘의 시대에 남긴 새로운 흔적을 또렷이 발견하게 될 것이다.


2025년 가을

사) 한국미술사연구소 소장

문명대






 작가노트





나는 오래전부터 불교조각의 근원을 직접 찾아가고 싶었다. 불상 조각가로서 오늘의 조형 세계를 이어가는 과정 속에서, 불교미술의 뿌리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그 현장에서 전해지는 숨결을 온몸으로 느껴보고자 했다. 이러한 바람은 마침내 간다라로의 답사로 이어졌다.

 

2025년 2월 14일부터 20일까지, 한국미술사연구소가 주관한 학술답사단에 참여하여 파키스탄 간다라 유적지를 방문하였다. 그 여정은 문명대 교수님께서 직접 이끌어 주셨기에 가능했다. 답사 기간 내내 교수님의 깊은 학문적 통찰과 세심한 지도 덕분에, 나는 단순한 현장 체험을 넘어 간다라 미술의 역사적·사상적 맥락을 더욱 생생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간다라는 단순한 고대 유적의 집합이 아니었다. 헬레니즘의 사실성과 인도의 정신성이 교차하며 빚어낸 불상들은, 마치 오래된 시간의 문턱에서 지금 이 순간까지 끊임없이 말을 걸어오는 듯했다. 그들의 시선과 표정 옷자락의 곡선 하나까지도 살아 있는 언어였고, 나는 그 앞에서 조각가로서 그 당시 작가들과의 대화를 하고 있는 듯 가슴이 벅차올랐다.

 

현장에서 찍은 사진들은 그 대화의 기록이자 증언이었지만, 사진만으로는 담을 수 없는 감각이 있었다. 돌이 가진 무게, 빛이 흘러내리는 표면의 온도, 그리고 그곳을 감싸던 종교적 울림은 오직 그 순간, 그 자리에 서 있었던 이만이 체험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바로 그 대화에서 비롯된 조형적 응답이다. 사진 작업은 간다라에서 받은 감동과 울림을 렌즈를 통해 다시 빚어낸 결과물이다. 그리고 나의 조각은 과거와 현재의 교감을 통해 이 시대에 생성된 새로운 흔적이며 불교조각이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제시함이기도 하다.

 

내가 간다라에서 느낀 감동들과 과거 작가들과의 교감과 대화의 결과가 이 작품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또 다른 울림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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