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一回

硏古會展 

- 草書簡札을 中心으로    


제 1회 연고회전 - 초서 ·간찰을 중심으로

일시 : 2024.1120 - 11.27

장소 : 무우수갤러리 / 인사동길 19-2  와담빌딩 3,4F

시간 : 10:00 - 18:00 / 무료전시



「연고회전」 을 열면서



  송(宋)나라 학자 정호(程顥) 선생은 교육의 방법에 대하여 논하면서 “서찰에 이르러서는 유자의 일에 가장 가깝지만, 한결같이 이것을 좋아하면 또한 스스로 뜻을 잃게 된다.〔至於書札 於儒者事最近 然一向好著 亦自喪志〕”라고 하였습니다. 더구나 요즈음에 활용되지도 않는 초서 간찰(簡札)을 무엇 때문에 그렇게 골몰하여 연구하는가 스스로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회원들은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에 종로 연구실과 서실, 지방의 회원들은 각자의 공간에서 대면 혹은 비대면으로 접속하여 매일 수 편, 매월 수십 편, 매년 수백 편 불철주야 쉬지 않고 낭송(朗誦)하고 필사(筆寫)하며 나름대로 갈고 닦아왔습니다. 남들 보기에 참 미련한 일이지만, 그 묘미는 언설(言說)로 다 할 수 없습니다. 평소 붓을 잡는 서예가는 말합니다. 과연 몇 달 동안 초서 간찰 공부를 하고 직접 임모(臨摹)해 보니 필획이 정확하게 들어오고, 의미도 차츰 분명하게 들어 온다고……. 이런 공부가 몇 년 누적되면 그 성과는 불문가지일 것입니다.


  어느 날 초서 간찰(簡札) 강독을 마치고 다담(茶談)을 나누다가 녹파(鹿坡) 선생께서 “우리도 선현의 친필(親筆) 간찰을 읽기만 하지 말고, 이제까지 연마한 공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작품을 완성하여 전시회(展示會)를 한 번 열어 보면 어떻겠습니까?”라는 제안에 여러 회원들이 공감을 표하였습니다. 일자와 장소를 의논하여 드디어 의견 일치를 보고 그 분야에 경험과 식견을 갖춘 데다 추진력까지 겸비한 만당(晩堂) 선생을 연고회전 추진 위원장으로 추대하고 바로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요즈음 우리는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선생 부자(父子)가 2백 년 전 청나라 연경(燕京)에 사행(使行)갔다가 그곳에서 관료 및 문사들과 필담(筆談)을 나눈 기록을 강독하고 있습니다. 이런 인연이 맺어지고 우리 공부가 누적되어 몇 년 뒤에는 태산(泰山)에 올라 천하를 굽어보고 서안(西安)과 북경(北京)을 답사한 뒤에 그곳의 문사들과 교류전으로 발전하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간찰 공부에 더욱 정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끝으로 노구를 이끌고 매주 묵묵히 자문에 응하시는 지천(芝泉) 선생님과 연말 분주한 상황 속에서도 전시장을 기꺼이 내어준 무우수 갤러리 관장님, 초기부터 지금까지 여러모로 도와주시고 소중한 자료도 출품하신 희재(希齋) 선생님과 전시에 동참하신 여러분들께 정중한 사의(謝意)를 표합니다.



2024년 11월 20일

연고회 講主 金相丸 謹識









옛 선비들의 향훈을 접하며




  지난 여름은 유난히 뜨겁고 무더운 한 해였습니다. 그래도 세월은 유수와 같이 흘러가 어너덧 온 산하는 붉은 단풍으로 곱게 물들었습니다. 


  그동안 우리 회원들은 각기 바쁜 일상이었지만 잠시 틈을 내어 초서강독을 들으며 열심히 공부해온 것도 8년여가 흘렀습니다. 이렇게 옛 어른들의 간찰을 읽으며 그 속에 담긴 그들의 삶을 살펴보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작은 예법에서부터 천하를 경륜하는 철학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이 시대를 밝혀주는 새로운 등불이 아닌 게 없었습니다. 


  근자에는 인공지능이라는 첨단의 현대문명이 인간의 정체성마저 위협하고 있는 시대라고 합니다. 이런 격변의 시기 일수록 인격수양과 인간성 회복에 무엇보다 효과적일 수 있는 것이 바로 우리의 고전을 아끼고 천착하는 일이 아닌가 합니다. 


  이번 전시는 비록 선인들의 초서간찰 등을 흉내 내며 서툰 솜씨로 꾸며본 첫 전시지만 부디 오셔서 아낌없는 질정과 격려의 말씀을 주시면 더없는 영광이 되겠습니다.



2024년 11월 20일

연고회 회장 한상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