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무우수갤러리 Y티스트 S.2

JUST CALL ME HONG


홍작가 개인전

일시 : 2024. 0710 - 0722

장소 : 무우수갤러리 / 인사동길 19-2  와담빌딩 3,4F

시간 : 10:00 - 18:00

무료전시



가장 먼저 부모님과 아내, 소중한 두 딸에게 존경과 사랑을 보냅니다.

저 HONG은 부산에서 육아와 작품생활을 병행하는 ‘육아대디’ 작가입니다.


어릴 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변함없는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어 왔습니다. 저의 작품이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흥미를 선사하고, 휴식의 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자존감을 고양하는 작품이 되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 제가 느꼈던 감정을 작품을 통해 고스란히 전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습니다.

유년 시절 느꼈던 아름다운 감정들, 청년기에만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감정들, 그리고 아버지로서 현재 느끼는 감정들과 같이, 여러 감정의 색깔을 작품에 담아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소중한 저의 가족들, 어머니와 아내, 두 딸에게 영감을 받으며 그 감사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저만의 스타일로 표현하고자 합니다.

동물, 종교, 꽃, 음악이라는 네 가지 요소와 인간의 공존이라는 테마를 작품에 녹여, <아름다움>을 저 HONG만의 스타일로 전달하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흥미와 재미, 그리고 다채로운 감정들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HONG의 작품을 만난 많은 이들이 힐링과 행복, 그리고 자신감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HONG 작가노트






패러디와 절충의 즐거움과 그 역설.



홍작가는 동서고금의 전통적, 현대적 소재와 회화적 어법을 자유로이 패러디하고 절충해 현대의 디지털 회화로 구성해낸다. 이를 통해 작가 노트에서 밝혔듯 유쾌한 “즐거움, 휴식, 흥미”를 관객에게 주고 이를 보는 이의 “자긍심”을 고양 시키려 노력한다. 그러나, 필자는 그가 제시하는 이러한 즐거움과 함께 그것이 드리운 그림자, 즉 역설적 현실을 읽게 된다.


필자가 그의 작품을 처음 본 것은 2023년 단체전 <취향의 카르텔>을 통해서였다. 그는 친숙한 심슨이나 짱구 같은 만화 캐릭터가 명품을 입고 주얼리는 걸치는 “스웩”을 보여주는 패러디를 통해 전통불화의 현대적, 자본주의적 버전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한국 종교문화의 단면을 경쾌한 팝적인 어법으로 유쾌하게 그려냈다. 사실 이러한 해학이 두드러지는 회화는 김홍도나 신윤복의 전통 민화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 특징이라는 점에서 그가 디지털 매체를 활용하면서도 내용이나 형식적인 면에서 전통에서 상당한 DNA를 받았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일련의 작품을 통해 그는 “불화의 21세기 자본주의 한국 버전”을 제시한다고 필자는 평했다.


이러한 유쾌한 패러디는 이번 그의 개인전의 <미인도>,<스프레드아웃뷰티>, 그리고<유얼홈즈> 시리즈에서도 일관되게 발견된다. ‘미인도’라 하면 신윤복의 미인도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데, 홍작가는 같은 주제를 언뜻 보기에 피카소의 여인 연작을 연상시키는 방식으로 풀어나간다. 자세히 보면 다양한 감정을 머금은 얼굴의 각각의 부분이 각각 다른 양식으로 마치 콜라주 된 것처럼 어울려 있다. 신체의 외곽선은 먹선 혹은 라인 패턴으로 그려져 있고 바위나 절벽 위에 서식하는 난초나 소나무 들로 그려져 있어 동서양과 과거와 현재가 묘하게 혼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그가 작가 노트에서 밝혔듯 아내와 어린 두 딸과의 일상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감정과 다층적인 정서가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스프레드뷰티>는 마치 무라카미 다카시를 연상시키는 꽃과 최근 미술시장에서 한창 뜨거웠던 달항아리, 그리고 여기에 흥겨운 시각적 음악을 들려주는 기타, 피아노, 나팔과 같은 악기가 어울려 역시 피카소의 <기타가 있는 정물> 콜라주를 연상시키는 배치와 구도를 가지고 경쾌한 팝아트 (pop art) 적 방식으로 표현되어 있다. 특히, 활짝 웃는 꽃에 날아드는 조충도의 나비와 벌 연상시키는 음표가 마치 만화 같은 형태로 어울어져 있고, 여기에 여아들이 성장기에 흔히 배우는 발레의 토슈즈를 신은 발의 모습도 함께 보여 어린 딸들과 함께하는 즐겁고 따듯한 가정의 일상적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 같다. 작가는 결혼 후 육아기에 접어들며 아이들이 한창 사랑을 받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없다는 점을 이러한 연작을 통해 보여주는 것 같다. 또한, <유얼홈> 시리즈에서는 역시 달항아리 속에 한 아름 담긴 의인화되어 울고 웃는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는 무라카미 다카시류의 꽃을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화목하지만 동시에 잠시도 조용할 날이 없는 어린아이들을 키우는 한 가정의 모습을 유추하게 한다.


패러디는 종종 기존 회화의 어법과 도상을 의도적으로 차용, 역설적이고 비판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작년의 단체전<취향의 카르텔>에서 볼 수 있었던 물신 숭배적 현 세태를 유쾌한 패러디로 풀어낸 것이 이에 해당한다. 반면에, 이번 개인전에서는 이와는 다른 방식으로 현 세태를 풍자하는 것 같다. 요즘은 보기 드문 긍정적이고 따뜻한 가정의 육아기를 즐거움과 축복으로 그려내는 그의 작품은 의도했건 혹은 그렇지 않았든 출산율 세계 최저를 당당히 달성하고 급격히 증가하는 1인 가구 수가 상징하는 암울한 “선진국 한국”의 미래를 떠올리게 한다. 개인의 자유와 행복, 그리고 권리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이를 추구하며 “단군 이래 최대의 풍요”를 누리는 “선진국”에서 역설적으로 가장 결핍한 모습을 그의 작품은 보여주고 있다.


원제리 (미술학 박사, 미술이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