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쇼카미술연구회첫 성과전


붓끝에 붓다




공다경 김도아 김보미 김성태 김성희 김수철 박근덕 안유진 오지수 

이재윤 이정영 이지은 장혜경 전소빈 정하율 최준현 현승조 황체상




2023.7.12-7.31  무우수갤러리 3,4F










첫 성과전을 개최하며

심주완

아쇼카미술연구회 회장


뜨거운 여름이 시작되었습니다. 여름이 더운만큼 곡식도 잘 익고 과일도 더 달콤해지지 않겠습니까? 아쇼카미술연구회는 어느덧 1년이 지나 곡식과 과일이 무르익듯 한걸음씩 성숙해지고 있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회는 한국 전통미술의 계승과 발전을 위하여 작가, 이론가, 보존 기능자, 후원자 등을 중심으로 40여 분의 동우인들이 모였습니다. 

우리 연구회는 실제로 작품을 하는 작가와 이론을 중심을 연구하는 이론가, 전통미술을 보존하는 수복자, 전통미술을 활용하는 경영자, 전통미술을 후원하는 후원자 등이 모여 한국 전통미술의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연구 모임입니다. 지난 여름에는 불교미술 강좌를 개최하여 성료하였고, 송년회와 신년회를 통해 우의를 다졌습니다.

올해는 그 성과로 우리 회원분들 중에서 역량이 있는 작가분을 초청하여 첫 전시회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첫 전시회인 만큼 소박하게 시작하지만 ‘붓끝에붓다’라는 주제로 한국 전통 미술의 성장 가능성을 제시해 보고자 합니다. 우리 전통 미술은 오랜 역사 속에서 축적된 우리 문화의 정신이 예술로 승화된 산물입니다. 우리 연구회는 그 예술적 가치를 규명하고 예술적 역량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가 그 성장의 디딤돌이 되길 희망합니다. 이번 전시회는 젊은 작가에서부터 중진 작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다양한 분야의 작가분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한국 전통 미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분들인 만큼 만큼 따뜻한 마음과 시각으로 감상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번 첫 성과전에 출품하신 작가분들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모두 한국 전통 미술의 주역이 되시길 기원드립니다. 

이번 전시가 이루어질 수 있었던 계기는 무엇보다도 전시 공간과 전시를 진행해 주신 무우수갤러리・아카데미 대표이신 이연숙 대표님의 협조가 절대적이었습니다. 이연숙 대표님께 우리 연구회를 대표하여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도 서로 협력하여 함께 나아가길 기대해 봅니다. 아울러 오늘 이 전시회를 빛내주시고자 참석해 주신 존경하는 문명대 교수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전시 진행을 위해 후원해 주신 후원회장인 김수철 선생님을 비롯하여 반야문화재보존 임용훈, 여진보존과학 이재윤, 고송문화재보존 최준현 대표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전시를 위해 사회를 흔쾌히 응해주신 내곡중학교 김학경 교장선생님과 작품 평론을 맡아 주신 주수완 교수님께도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끝으로 전시 진행을 위해 실무를 맡아 주신 황체상 작가를 비롯하여 무우수 관계자분들께도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아무쪼록 우리 연구회의 첫 성과전인 ‘붓끝에붓다’가 더운 여름의 열기처럼 성황리에 진행될 수 있도록 회원 여러분의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리며 주변에 회향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이번 전시회가 우리 연구회의 발전에 원동력이 되고 나아가 한국 전통 미술의 밑거름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7월 12일

아쇼카미술연구회 회장 심주완




 



아쇼카미술연구회 첫 성과전을 치하하며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 


아쇼카미술연구회 첫 성과전 개막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아쇼카미술연구회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작가와 이론가, 기능자들이 협력하여 우리나라 불교미술과 전통미술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모임이라고 하니 그 노고에 심심한 격려의 말씀을 전합니다. 학교에서 불교미술 작가들과 미술사학자를 함께 길러 내었던 경험이 있는 저로서는 이론과 실제의 융합이 쉬운 일이 아님을 잘 압니다. 아쇼카미술연구회의 앞으로의 역할에 기대가 큽니다.

그 성과로 첫 전시회 <붓끝에붓다>가 개최되었습니다. 전시 제목은 붓 끝에 부처님, 붓 끝에 깨달음, 붓 끝에 혼신을 힘을 쏟아 붓는 느낌 등 여러 중의적인 의미를 드러내고 있어 재미있고 인상적입니다. 한국 전통 미술의 가치를 복원하고 현대적인 계승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는 점들이 이번 전시에 잘 반영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 불교미술과 전통미술의 나아갈 길을 제시하면서 도약하려는 노력에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이번 전시는 젊고 역량이 있는 작가가 포진되어 있어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습니다. 이번 전시는 작품을 감상하면서 한국 전통미술의 전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믿습니다.

<붓끝에붓다> 전시를 치하하며, 이번 전시를 주최한 아쇼카미술연구회의 노력과 정진에 깊은 성원을 보냅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전시를 개최되길 기대하며, 더불어 함께 협력해 준 무우수아카데미・갤러리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이번 전시회가 성황리에 이루어져 전통미술의 아름다움을 함께 하신 모든 이들이 함께 느끼고 즐기는 자리가 되길 기원합니다.


2023년 7월 12일

동국대 명예교수 문명대




 



<붓끝에 붓다>에 부쳐

주수완

우석대학교 예술경영전공 교수


예술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우리의 생각과 감성을 드러내는 방편이다. 불교경전에서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말로 표현될 수 없다고 한다. 말로 표현된다 해도 그것은 완전한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것이기 때문에 때로는 묵언으로, 때로는 화두라는 파격적인 언어형태로 그 깨달음의 요체에 다가가 보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불교와 예술은 닮은 점이 많다. 언어에 지배되는 생각이 아니라 직관적인 생각을 통해 대상 자체를 있는 그대로 온전히 파악한다는 점에서 예술과 불교의 접점을 찾을 수 있고, 또한 예술이 수행이 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티베트 스님들의 모래 만다라도 수행의 일종이라고 하는데, 무엇인가 하나에 집중한다는 것은 그렇게 집중하는 동안 다른 것들은 비워내고, 그렇게 비워낸 부분은 경계가 없이 전체라는 하나로 통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염주가 그런 역할이다. 갑자기 마음을 비우기는 어렵기 때문에 단순한 행동, 즉 염주를 반복적으로 돌리는 행동에 집중하면 다른 것은 잊혀진다. 그러고 나서 마지막 단계에서 집중했던 그 마지막 하나마저 없애면, 온전한 전체가 되는 것이다. 참선에서는 정신을 집중해야 하는 것처럼 그림을 그리는 동안에는 온 정신을 붓 끝에 쏟아부어야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작품 안에 얼마나 작가의 정신이 집중되어 있는가를 사람들이 알아볼 수 있을 때 우리는 그런 작품을 좋은 작품이라 평가하고, 그 안에서 일종의 도(道)를 느끼게 되는 것이리라.

아쇼카 미술연구회에서 실기와 이론을 겸해가며 공부한 회원들의 그간의 성과를 보여주는 이번 전시의 출품작들을 보면 붓 끝에 담긴 그 고도의 집중을 읽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작가들이 드러내고자 한 정신성은 결국 부처님의 가르침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림 속에 드러난 붓다는 결국 작가가 정신을 붓끝에 집중하는 동안 마음 깊숙한 곳에서 손을 타고, 붓을 통해 현현한 작가들 내면의 붓다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불교미술, 나아가 종교미술은 정통에 집중한 나머지 매우 보수적이고 정체된 미술로 인식되기도 한다. 반복적인 장식패턴의 사용이나 유사한 인물 표현 방식의 반복적인 등장은 자유로운 일반 회화에서의 표현과 대비되는 종교화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단순성과 반복성은 묵주를 돌리는 행위가 그렇하듯 정신을 집중하기 위한 방식이다. 그래야 무의식 중에도 행위를 이어가며 집중하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다른 한편으로는 ‘전통을 새롭게 보기’ 역시 이번 전시의 화두처럼도 다가온다. 마치 예전에는 거창한 컴퓨터로 작업했던 것을 이제는 스마트폰의 앱으로 손쉽게 작업하는 것처럼, 과거의 영산회상도 같은 복잡한 구도의 그림에 반복성을 부여하는 대신, 도상을 더 단순화시키고 직관적으로 다가가도록 만들어 집중하는 방식도 현대불화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수행의 면모로서의 창작 의도를 다양하게 읽어볼 수 있다. 아마도 “우리 곁의 깨달음”이 이들 작품들을 관통하는 주제가 아닌가 생각된다. 작가들은 그들의 붓끝에 선 자신을, 그리고 붓다를 보았을 것이다.